남·북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을 앞두고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3차례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이번 침범이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연합훈련(키리졸브연습·독수리훈련) 일정과 겹쳐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어제(24일) 밤 10시56분부터 연평도 서방 23.4㎞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 1척(450t급)이 NLL을 3차례, 최대 4㎞가량 침범했다”며 “우리 군의 즉각적이고 강력한 경고통신 등의 대응 조치로 경비정이 오늘 새벽 2시25분경 NLL을 넘어 북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침범은 지난해 8월 16일 이후 6개월여 만으로, 군 당국은 북측이 지난달 16일 서해 5도 등 최전방 지역에서 군사·적대적 행위를 중지하자는 ‘중대제안’을 스스로 어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침범 시기가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이자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날에 맞춰진 만큼, 북측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려 의도적으로 침범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합의 전 한미연합훈련을 강력히 비난했고, 이산가족 상봉 일정을 논의하는 회담에서도 상봉 이후로 훈련을 늦춰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또 이날 우리 군의 ‘강력한 조치’를 경고하는 통신을 듣고도 ‘지그재그식’으로 2시간에 걸쳐 서서히 퇴각한 모습도 의도성이 짙다는 분석이다. 통상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은 남측의 경고통신을 받으면 직선 방식으로 빠르게 퇴각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 대변인은 “북한 경비정의 행태를 작전적으로, 정보적으로 분석한 결과 의도적인 침범인 것으로 평가했다”며 “훈련이나 검열을 빙자한 NLL 무력화 책동으로 우리 군의 대응을 시험할 목적이 아닌가 분석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군은 절차에 따라 NLL 침범에 대응하고 있다. 당시 강력한 경고는 물론, 북측보다 우세한 군사적 수단도 현장에 배치돼 있었다”며 “차후 유사한 도발 상황이 발생하면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침범 당시 일대에 조업 중인 어선은 없었으며, 해무가 짙어 레이더 외에는 북한 경비정을 포착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