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예비후보에게 듣는다]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장 예비후보(53)를 선거 당락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 2004년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국회의원 및 인천시장 선거에 각각 2차례씩 나섰지만, 당선의 영예는커녕 득표율 10%의 벽을 한 번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하면 김 예비후보가 걸어온 길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주민참여 예산제 등 10년 전 내세웠던 정책들이 어느새 우리 삶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또 2010년 지방선거에는 김 예비후보의 용퇴 속에 야권연대를 성사, 수도권 최초로 진보 구청장을 2명이나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 예비후보는 “아직 정의당 자체를 시민이 잘 모르는 만큼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선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민에게 당의 비전과 정책을 알리기 위해 다른 후보보다 한 걸음 더 뛰겠다”고 말했다.
Q 어느덧 선거의 단골손님으로 불리고 있다. 세 번째 시장 선거 출마인데 지난번과는 무엇이 다른가.
A 2010년에는 야권연대로 본선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몇 번째 출마인지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몇 번이 됐든 이번 선거는 이전과는 달리 정의당으로 나서는 첫 선거인 셈이다. 중앙당이 서울과 경기도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수도권 유일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섰다.
그래서 정의당이 무엇을 꿈꾸고 바라는지보다 많은 시민과 함께 나누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시장 후보로 시민에게 인천의 미래와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다른 출마 예상자에 비해 당선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당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하는 것이 솔직한 것이다. 5~6% 정도가 지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두고 당선을 위해 뛴다고 말하는 것은 돈키호테 같은 행동이다.
다만, 시당 차원에서 제1과제는 수도권 최초 진보 구청장을 이뤄낸 남동구와 동구에서 광역단체장의 재선을 이뤄내는 것이다. 이들 구청장과 다른 광역·기초의원 후보를 지원하면서 정의당의 정치를 보여주겠다. 완주 여부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모든 후보는 완주를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도 정의당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이 있는 만큼 끝까지 뛸 생각이다.
Q 2010년에 이어 다시 야권연대에 대한 여론이 있는데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특히 진보 구청장 재선이 중요하다면 야권연대가 방법이 될 수도 있는데.
A 중앙당은 기본적으로 야권연대를 열어놓고 있지만, 지금은 연대 얘기를 할 환경이 아니다. 민주당, 새정치연대 어느 곳도 시장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연대 얘기를 할 대상조차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과 새정치연대의 신당 창당으로 오히려 야권연대는 어려워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초 공천제를 폐지한 상황에서 민주당 남동구 후보를 민주당에서 무슨 수단으로 만류시킬 수 있겠는가. ‘절대’라는 단어를 써가며 문을 닫을 것은 아니지만, 야권연대에 몰두하는 것보다 정의당 후보를 알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Q 4년 전 김 예비후보는 송영길 시장과 공동정부를 탄생시켰다. 4년 후 이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A 야권연대를 또다시 얘기하려면 지난 4년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송 시장과 합의문을 쓰고 공동정부를 만든다고 했는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88개 공약도 지지부진하다가 끝났다. 정의당이 순진했던 것인지 두 가지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의지의 문제로, 다시는 지난번과 같은 형식의 야권연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 송 시장은 신뢰를 잃었으며, 만일 야권연대를 다시 한다면 확약을 받아내겠다.
Q 송 시장의 임기 4년을 평가하면 어떻게 보고 있는가.
A 안상수 전 시장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투자 유치는 안 시장보다 더 잘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인천 발전의 동력을 외부에서 찾는 것은 똑같다. 경제자유구역을 지역과 어떻게 연관지을 것이냐가 문제다. GCF 사무국 직원들이 신기촌에서 국밥 한 그릇을 먹냐, 부평에서 호프 한 잔을 하길 하냐.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 역시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주민 참여예산제도 임기 4년차에 겨우 흉내 내는 식으로 시작했으며, 마을 만들기 사업도 임기 말이 다 돼서 뒤늦게 시작했다.
Q 유정복 전 장관이 왔는데 상대 후보에 대한 평가는.
A 유 전 장관이 왔는데 인천사람으로서 물어볼 것이 많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기초 무공천, 대안으로 상향식 공천을 거론했는데 낙하산도 이런 낙하산이 없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하는 것이 정당 민주화인가. 유 전 장관은 중앙에 있으면서 누구보다 인천을 홀대한 장본인이다. 아시안게임 지원, 도시철도 2호선 지원, 지역별 교부세 배분 등에 있어 부산이나 대구에 비해 인천은 ‘찬밥 신세’였다.
유 전 장관이 인천시장이 돼야 대통령이 인천을 밀어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에 대해서는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은 야당 출신 시장이라 안 밀어준 것이고, 대통령이 정말로 그래도 되는지 유 전 장관에게 해명을 요구하겠다.
Q 인천은 재정난, 아시안게임 등 많은 현안이 있다. 인천의 비전을 제시한다면.
A 인천 외부가 아닌 내부, 주민의 에너지로 인천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고, 투자하는 자립경제순환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시장경제, 공공경제, 사회적 경제를 세 축으로 맞물려 돌아가게 한다면 캐나다 퀘벡과 같이 경기 영향을 덜 받으면서 자립적인 경제구조를 갖출 수 있다. 경기은행 이후 맥이 끊긴 지역은행을 부활하는 일, 지역 화폐를 통해 지역경기를 살리는 일 모두 그 방법 중 하나다.
Q 부평 미군기지가 2017년이면 다시 반환된다. 미군기지 반환 이후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A 미군기지 앞에서 673일간 농성을 하며 반환 운동을 주도했다. 이후 반환 부지는 시민공원으로 만들어 미군기지 역사기념관, 제2의료원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특히 논의 과정에 시민의 아이디어를 모은다면 재밌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것이다.
단, 미군기지 반환 이전에 반드시 개방해 내부 환경조사 및 정화 문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매년 국방부에 수백억 원을 지불하면서 돈 주고 산 집을 구경도 못한다면 말이 안 된다.
Q 원도심과 신도심의 격차가 심하다. 원도심 활성화 방안은.
A 원도심은 학교가 떠나가고 있으며, 아이들 우는소리가 들린 지 꽤 지났다. 이를 해결하려면 교육이 취약한 지역을 교육혁신지구로 만들어 양질의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주민을 교육과정에 참여시켜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든다면 마을과 학교 모두 살아날 수 있다.
특히 원도심과 신도심의 지방세 격차가 심한 만큼 서울처럼 지방세 절반가량을 공동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도입하면 구도심 활성화 재원도 마련할 수 있다.
Q 유권자가 김 예비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A 인천은 당 대표, 전 장관,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르는 사람, 차기 대권주자를 갖춘 권력의 실세지만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대학교 입학 이후 인천에서 살면서 항상 시민 속에서 시민과 함께 싸워 이겨왔다. 시민은 문제를 알고 있으며, 답도 시민이 만들 수 있다. 함께 꿈꿀 수 있는 사람, 이 말을 지킬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사진=장용준기자 jyjun@kyeonggi.com
PROFILE
-1960년 2월 22일 대구 출생
-1979년 대입검정고시 합격
-1980년 인하대학교 토목공학과 입학(3년 제적, 2004년 명예졸업)
-1981년 민주화 운동으로 세 차례 구속
-1992년 인천민주청년회 초대 회장
-1996년 우리 땅 부평미군기지 되찾기 인천시민회의 운영위원장
-1998년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공동대표
-2002년 시민과 함께하는 인천대학교 만들기 시민모임 공동대표
-2005년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
-2010년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
-2013년 인하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현)
북녘어린이영양빵공장사업본부 운영이사
정의당 인천광역시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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