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기러기 폐사체 AI 판정… “고병원성 가능성 높아” 도내 현재 10건 ‘AI 양성반응’ 143만7천여마리 살처분
잠잠했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과천까지 집어삼켜 서울대공원이 문을 닫았다.
앞서 경기지역에서는 화성과 안성, 평택, 수원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AI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이번에는 서울 턱 밑인 과천에서까지 AI 양성 반응이 나와 방역당국을 다시금 긴장케 하고 있다.
13일 과천시 등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지난 9일 청계산 약수터 배드민턴장 인근에서 발견된 큰기러기 폐사체에서 AI 바이러스(H5N8)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아직 고병원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고 발견지점이 과천 서울대공원으로부터 불과 1.4㎞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이날 낮 12시를 기점으로 서울시는 서울대공원을 휴원했다.
과천 서울대공원에는 멸종위기 희귀조류 등 348여종 2천975마리의 각종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또 청계산 등산을 위해 과천 서울대공원을 통과하는 등산객의 입출입도 모두 통제했다.
고병원성이 확정되면 과천시에서 반경 10km 이내를 이동제한지역(관리지역)으로 설정하게 되며 서울시내에선 동작·관악·서초·강남구 일부 지역이 포함된다.
과천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경기지역에서는 화성 시화호 철새 분변, 수원 서호천 철새 폐사체, 화성ㆍ 안성ㆍ평택 가금류 농장 7곳을 포함해 모두 10건의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앞서 경기도는 54개 농가 143만7천120마리를 살처분한 바 있다.
전국적으로는 AI가 두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살처분한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1천만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399개 농가의 948만8천마리가 살처분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앞으로 21개 농가 99만8천마리가 더 살처분될 예정이다.
하지만 큰기러기 사체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판정되더라도 인근 서울동물원 조류나 주변 가금류에 대한 살처분은 하지 않는다. 현행 살처분 규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사육하는 가금류에서 AI가 발견될 때에만 주변 500m 지역의 가금류를 살처분한다.
과천시 관계자는 “이번에 폐사된 큰기러기에서 H5N8형 AI 바이러스 양성판정 결과가 나옴에 따라 안양과 성남, 의왕, 서울 등에 이동제한과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며 “서울시는 동물원에 있는 희귀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동물원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김형표·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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