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자치단체 공천 폐지 대선 공약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기초단체 공천 유지에 입장 표명을 침묵으로 일관한 채 당은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며 대단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그것이 그것이다.
상향식 공천이라 함은 이른바 낙하산 타고 내려오는 하향식 공천의 반대어다. 하지만 기초 자치단체장이나 기초의회 의원 후보에 낙하산을 탈만큼 특별한 인물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당의 당협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원내 국회의원이나 원외라도 위원장쯤이면 시장군수나 시군의원 후보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말인 즉슨 상향식 공천이라고 해도 대부분 국회의원이 맡고 있는 제바닥 놀음이 되는 것이다. 당협 위원장으로 당원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소화하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운용의 묘를 담보하는 것은 양식이다. 식견과 양심인 것이다. 심지어 제도도 믿지 못하는 터에 무슨 얼어죽을 양식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정치권은 식견과 양심이 너무나 빈곤하다. 그래서 살벌하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
소위 새누리당의 기초단체장 및 의원 후보 공천에 운용의 묘가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이리 하여 지방 정가에서는 그토록 기초단체 공천 폐지를 줄기차게 주장해왔는지 모른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의 낙점보다 당원의 진정한 뜻이 담긴 올바른 상향식 공천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까 말한 양식있는 정치로 국민에 감동을 줄줄 알아야 한다. 대선 공약을 어긴 새누리당이 이번 64 지방선거 공천에서 감흥을 주지 못하면 스스로 지리멸렬하고 말 것이다. 새누리당을 위하는 충고다.
임양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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