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앞서간 여류예술가의 삶… 연극 ‘화가 나혜석’

다음달 4~6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한국 여성 최초 서양화가이자 문필가인 나혜석의 굴곡진 삶을 담은 연극 ‘화가 나혜석’이 성남아트센터의 기획공연 ‘연극 만원(滿員)’ 시리즈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 만원(滿員)’은 성남아트센터가 2011년부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을 엄선, 전석 1만원이라는 파격적인 티켓 가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성남아트센터 간판 시리즈다.

작품은 우리나라 1세대 극작가 최명희의 역작으로 지난해 한국여성연극협회 출범 20주년 기념 제1회 여성극작가전에 참가해 이목을 끌었다.

허난설헌의 삶을 다룬 전작 ‘반가워라 붉은 별이 거울에 비치네’에 이어 시대를 앞서간 여성을 조명한 최명희의 이번 작품은 지난해 3월 대학로 공연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화가인 동시에 문필가이자 또 사회활동가, 사상가, 언론인이었던 신여성 나혜석은 동시에 당시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스캔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인생 말년을 행려병자로 떠돌다 신원불명자로 쓸쓸히 죽음을 맞은 그녀의 굴곡진 삶은 이미 수편의 희곡을 통해 재조명된 바 있다.

최 작가는 그의 삶을 소재로 희곡을 쓴 동기에 대해 “그녀의 놀라운 천재와 의지, 그럼에도 50년도 못채운 너무나도 짧은 생과 비참한 말년이 내내 잊혀지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화가 나혜석’은 그녀를 주제로 한 다른 작품과는 달리 작가의 시각이나 분석보다 나혜석 자신의 육성을 직접 들려주려 노력했다.

또 그녀의 인생을 앗아간 스캔들보다 그녀의 예술과 사회운동, 도덕적 판단보다 인간 ‘나혜석’에 초점을 두려 했다.

작가는 더불어 그녀의 약점까지도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 했고 그녀가 자신의 잘못 약점을 웬만큼 인정하고 아이들과 전 남편에게 용서를 구하는 결말을 택했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류근혜 연출가는 “중학생 시절 나혜석의 ‘자화상’에서 봤던 그녀의 우수 깃든 눈빛과 마주한 순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어린 나이에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 한 구석을 먹먹하게했던 그 눈빛의 언어와 그녀의 삶과 예술세계를, 또한 광기와도 같은 열정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다음달 4~6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상연된다. 나혜석 역에 연극배우 겸 탤런트 김민정이, 진온 역에는 변호사 겸 방송인 임윤선이 무대에 오른다.

전석 1만원. 문의 1544-8117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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