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선거 거물 출마 소식에 진보 단일화 비상

이재정, 교육감 출마… 진보 ‘단일화 판’ 깨지나

시민단체ㆍ학부모회 등 추대위, 오늘 환영 기자회견

이재삼ㆍ최창의ㆍ권오일 “교육감 선거 정치판화” 반발

6·4 경기도교육감선거에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70)이 진보진영 대표선수격으로 합류키로 하면서 선거구도의 윤곽이 서서히 잡히고 있다.

그러나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김상곤 전 교육감 당선의 주역 3인방은 이 전 장관 차출이 ‘교육감 선거전 정치판화’라며 크게 반발, 진보진영 단일화 파기도 점쳐지고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 전 장관의 한 측근은 19일 “이 전 장관이 지난 18일 오후 핵심 관계자들과 비공개 모임을 갖고 경기도교육감선거에 출마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김 전 교육감을 대신해 경기 혁신교육을 계승발전하고 공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에서 더 이상 경기도교육감 출마선언을 미룰 수 없다고 마음을 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및 학부모회 등으로 구성된 이 전 장관 교육감 후보 추대위원회는 20일 오전 10시 경기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장관의 출마환영 및 예비경선과 본선 승리를 다짐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의 공식 출마선언은 24일로 예정돼 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은 김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이어갈 인물로 이 전 장관의 출마를 계속해 독려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거 2차례 도교육감 선거에서 범 진보진영 단일화를 성사시키며 김상곤 교육감을 재선시킨 주역인 이재삼 도의회 교육위원장, 최창의 교육의원, 권오일 전 에바다학교 교장 등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 전 장관 차출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교육감 선거전을 경기교육의 실정을 모르는 정치인들의 경합판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과거 진보진영 단일화를 경험했던 3인방이 아름다운 경쟁을 통해 단일화를 꾀한다면 승복이 가능하지만 이 전 장관을 특정, 단일화한다면 이에 반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권오일 전 에바다학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인을 교육선거에 끌어들이는 것이 김상곤 전 교육감이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는지 모르지만 교육현장에 정치를 끌어들이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김상곤 전 교육감이 사실상 내정한 정치인 이재정 전 장관이 희망교육연대의 경선에 참여해도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서로 승복할 수 있는 깨끗한 경선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삼·최창의 교육의원 역시 “특정 인물의 도교육감 출마를 놓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경기지역 교육현장을 전혀 모르는 정치인을 끌어들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3명의 후보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 전 장관 차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수진영의 권진수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도 이날 ‘삼류 정치인들의 교육감 후보 출현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여야를 막론하고 퇴물 정치인들이 자신의 삼류 정치력을 무기로 순수함이 생명인 경기도 교육현장에 침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수철기자 scp@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