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일당이 5억이라니

임양은 논설위원 ye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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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당이 5억원이라고 한다. 검찰은 호남지방의 금만가인 대주그룹 전 회장 허재호씨가 벌금 확정액 245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지난 21일 환형조치 했는데 하루에 5억원씩 탕감한다는 것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세금 포탈로 벌금형을 받은 그는 이로써 49일만 있으면 벌금 245억원을 다 갚게 된다. 이건 특정범죄가중처벌이 아니고 특정범죄경감처벌이다. 구금 일수동안 말은 강제노역을 하는 것이나 실은 그럭저럭 시간만 보내는 것이다.

세상에 5억원 일당이 있다니 말도 아니다. 재벌의 보아 주기식 일당으로 돈없는 서민층의 분노가 높다. 서민들은 하루에 20만원 버는 특수 기술자도 환형조치 1일액이 겨우 5만원이다. 억울하다. 자갈통을 메고 진종일 층층대를 오르 내리는 잡역부도 아마 5만원은 더 받을 것이다.

환형에 서민층 사람값이 제대로 반영되는지 의문인데 일반 서민 가격 5만원을 그 재벌에 비하면 서민층의 만 배다. 한동안 재벌에게 만연된 집행유예 바람이 사회의 비난에 실형으로 돌아서 재계를 긴장시키고 있는데 이번에는 벌금을 가지고 농간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유전무죄요, 무전유죄라더니 사람 밑에 사람없고 사람 위에 사람없다는 말도 말짱 헛 것인 것 같다. 재벌 밑에 사람있고 사람 위에 재벌있는 사회구조가 되어서는 법 앞에 만민이 평등하다 할 수 없다. 어떤 변호사는 당치 않은 재벌의 구금액에 대해 “광주고법 항소심이 작심하고 보아 준 것”이라고 말 했다.

이도 사법 불신이다. 사회정서와 너무 차이가 난다. 일어탁수 격으로 매도 당해 싸다 하겠다.

재벌이 아니고 재벌 할아버지라 하여도 행형사상 유례없는 일당 5억은 지나친 특혜라는 서민들 생각은 맞는 생각이다. 국회에서도 몇몇 정치인들 사이에 형법을 개정해 벌금의 환형 일당을 최고 50만원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양은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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