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소리가 계속 들려오니 조금은 불안합니다.”
주민대피령에 따라 대피소에서 전화를 받는 조만영 인천 백령도 선주협회 부회장(60)은 북한의 포격 훈련에 조금은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조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께 일찌감치 6t급 통발 어선을 몰고 소라와 놀래미 등을 잡고자 바다로 조업을 나갔다. 용기포항에 있는 해경 통제소에 돌아오겠다고 신고한 시각은 오후 2시.
그러나 출항한 지 불과 2시간여 만에 선박 안에서 울리는 무전소리에 배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무전은 ‘북측이 서해 5도 인근 해상에서 해안포 사격훈련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조 부회장은 “아무래도 최전방인 만큼, 조업을 통제받는 것에 익숙하다”면서 “‘사안이 안 좋구나’하고 항구로 돌아왔는데, 대피소로 대피하라는 방송이 이미 나왔다는 말을 주민한테서 듣게 됐다”고 말했다.
대피소에 피해 있는 주민과 통화연결 중에도 포탄을 발포하는 굉음이 1분에 1차례꼴로 울려 퍼졌다.
하지만, 수화기 건너편의 주민은 ‘허 허’ 웃음과 함께 태연한 목소리를 이어갔다.
조 부회장은 “이런 지역에 사는 나 자신이 잘못된 거라 생각한다. 나라에서 그러는 걸 특별히 어떻게 나쁘게 말할 수도 없다”면서 “북한도 평화롭게 지나가면 좋을 텐데, 견해차가 있는 듯하다. 주민 입장에선 답답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시작하면서 서해 5도 일대가 또 한 번 긴장감에 휩싸였다.
신동민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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