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긴장… 北風은 누구에게 유리
지난 선거에선 대부분 보수 정당에 호재로 작용
2010년도엔 역풍… 유권자 의식 높아져 변수 촉각
북한의 대규모 해상사격훈련 및 백령도ㆍ파주에 추락한 무인항공기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긴장 상태에 돌입하면서 6ㆍ4 지방선거에서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지방선거가 여전히 60일 이상 남은 만큼 섣불리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역대 선거에서 이른바 ‘북풍’(北風)은 대부분 보수정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북한의 도발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만들어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87년 대선 당시 선거일을 2주 앞두고 KAL기 폭파사건이 발생, 선거 전날 폭파범 김현희가 서울로 압송되면서 집권당인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대권을 잡았다.
또 1992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안기부가 거물 간첩 이선실 및 남조선노동당 사건을 발표, 민자당 김영삼 후보가 42%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33.8%를 득표한 김대중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밖에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선거 4일을 앞두고 북한군이 판문점에서 무력시위 감행, 신한국당이 2배 가량 많은 의석 수를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특히 지난 2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진행된 점과 이석기 사태가 보수정당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도발이 지속될 경우 야당이 새로운 쟁점사항을 이슈화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하며 “야당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북풍이 항상 보수정당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6ㆍ2 지방선거를 68일 앞두고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지만 당시 한나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11곳을 내주며 패배했다.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강경하게 대응한 가운데 야당 측이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태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역공하면서 국민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형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과거와 달리 유권자의 의식이 높아진 데다 세대를 초월한 상당수 국민의 정보 활용 능력이 확대되면서 북풍이 여당에 반드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오히려 역풍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우일기자 swi0906@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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