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우려에 급식 식단 놓고 골머리

방사능 우려 수산물ㆍAI 닭ㆍ오리 이어 식육가공품 식중독까지…
학교 영양사들 “아이들 뭘 먹이나”

교육당국 식단구성 골머리

시스템ㆍ인력 등 인프라 필요

“도대체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이라는 겁니까”

최근 1차 가공된 족발 등 식육가공품을 통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면서 교육당국은 물론 일선 학교마다 급식 식단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원전사태와 AI로 수산물과 닭·오리 등 가금류의 식재료 활용이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유일한 안전지대나 다름없던 돼지고기 등 식육품마저 식중독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3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평택과 서울의 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의 원인균이 100도에서 4시간을 끓여도 죽지 않는 ‘클로스트로디움퍼프린젠스균’의 일부로 추정하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 일선 학교의 영양교사들은 식단 구성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앞서 일본의 원전사고 이후 수산물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데다 AI 발생 이후 가금류 사용의 조심성 등 가뜩이나 식재료 선택이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1차로 조리를 한 뒤 유통된 단백질 식재료까지 학생들에게 맘 놓고 먹일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생채소 종류를 사용하는 것도 주의가 필요해져 무침류는 물론 학생들이 좋아하는 샐러드류를 식단에 넣기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점심과 석식 등 1일 2식을 제공하고 있는 고등학교에서는 100도 이상 가열하는 조리법을 사용하는 메뉴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고 조리 후 2시간 이내에 식사를 완료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지만 워낙 선택폭이 좁아 고민은 줄지 않는 상황이다.

초등학교 영양교사 A씨는 “담당자가 식재료 선택과 조리법 준수, 안전성 점검 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조리실내 소독과 건조 공정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력 등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식재료 선정에 대한 각 학교의 애로사항이 많은 상황”이라며 “식재료 및 식단 구성은 학교단위 결정사항인 만큼 조리법 준수 등을 권고하고 다시 한번 인지시키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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