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잠 들기 직전까지 누워서 스마트폰을 들고 뉴스를 보기도 하고 게임을 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새벽 1~2시를 넘기기 일쑤고, 뒤늦게 잠을 청하지만 한참을 뒤척이게 된다. 겨우 잠이 들지만 아침이면 개운하지 않고 머릿속도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스마트폰이 잠을 방해해서 불면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 불면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디지털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2008년 이후 불면증 환자가 연평균 12%씩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잠자리에서의 디지털기기 사용이 불면증 유발뿐 아니라 지속되면 만성불면증으로 악화된다고 경고한다. 뇌 활동의 불균형을 초래해 자율신경 조절능력이 떨어지고 흥분 상태에 빠지면서 수면을 방해받는 것이다.
디지털기기가 잠을 방해하는 요소는 빛이다. 밤에 빛을 쬐면 뇌가 낮으로 착각해 생체시계가 조금씩 늦춰져 잠이 잘 안온다.
그런데 밝은 빛이 몸에 들어오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30분 이상 노출되면 영향을 받는다. 특히 가시광선 중 400~500나노미터(㎚) 파장의 빛이 멜라토닌 분비를 가장 많이 억제한다. 이 빛은 푸른 빛을 띠어 ‘블루라이트’라고도 한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거의 모든 디지털기기에서는 블루라이트가 나온다.
블루라이트는 자외선과 함께 고에너지 유해광선으로 계속 노출하면 안구건조, 시력저하, 어깨와 허리통증, 두통, 불면증, 생체리듬 교란 등을 유발한다.
디지털기기가 숙면을 방해하는 또 다른 이유는 두뇌를 각성시키기 때문이다. 어두운 잠자리에서 휴대폰을 보면 화면에 집중하게 된다. 집중은 두뇌를 각성하게 만든다. 각성도가 올라가면 몸이 헷갈리면서 잠이 방해를 받아 불면증으로 이어진다.
디지털 불면증을 극복하려면 침실에서 디지털기기 사용을 멀리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스마트폰은 되도록 침실 외부에 두고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최소한 잠 자기 1시간 전부터 사용을 금해야 한다. 불을 끈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과학자들은 뇌를 편안하게 해 주려면 전자기기보다는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책이 수면제라는 말이 틀리지 않나보다.
이연섭 논설위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