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Mafia)는 19세기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근거로 하는 강력한 범죄 조직이다. 조직의 일부가 19세기 말~20세기 초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ㆍ시카고 등 대도시에 범죄조직을 만들었다. 이들은 마약ㆍ도박ㆍ매춘 등 불법행위를 일삼으며 법과 정의를 비웃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마피아가 판을 치고 있다. 원전마피아ㆍ철도마피아ㆍ산피아ㆍ국피아ㆍ교피아에 이어 해피아까지 ‘관료 마피아’들이 수두룩하다.
고위 관료들은 퇴직 후 유관기관ㆍ단체에 재취업을 한다. 전관예우를 통해 관료들이 대를 이어 자리를 챙기고, 관련업계와 공생을 한다. 이 과정에서 대형 사고와 부실ㆍ부패ㆍ비리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변종(變種) 마피아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초래한 배경에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가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마피아를 소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료 출신이 산하 기관ㆍ협회의 요직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은 해수부뿐이 아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정부 부처의 마피아 행각은 해피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금융ㆍ증권 분야는 ‘모피아’(옛 재무부(MOF)+마피아)가 휩쓸고 있고, ‘산피아’(산업통상자원부+마피아)는 산업부 산하 60개 협회ㆍ재단ㆍ진흥회ㆍ연구원에 포진하고 있다.
‘국피아’로 불리는 국토교통부 퇴직 공무원도 대한건설협회, 건설공제조합, 한국주택협회 등의 핵심 보직을 차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은 제약업계와 식품업계 협회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많다.
저마다 해당 분야에서 철밥통 지키기와 전관예우 관행을 통해 자신의 배를 채워온 것이다. 원전 비리와 코레일 방만 경영에도 원전마피아, 철도마피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부패의 고리는 제2, 제3의 세월호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마피아와의 전쟁’을 예고했다. 한 차례의 정치쇼가 아닌, 확고한 의지로 기존의 관료 시스템을 확 뜯어고치는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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