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失言失人

세월호 침몰사고를 두고 곳곳에서 실언이 잇따르고 있다. 그것도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거나 귀감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연일 실언을 하고 있다.

공자는 可與言而不與之言 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 失言이라 했다. 말을 해야할 사람에게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말을 해야하지 않을 사람에게 말을 하면 말만 잃게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男兒 一言 重千金이란 말이 있다. 사나이 대장부의 한 마디 말은 천금보다 무겁고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입밖으로 나온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기에 신중해야 한다.

▶권은희 국회의원이 지난4월20일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SNS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선동하는 이들이 있다는 내용의 글과 동영상, 사진을 올렸다가 곤욕을 치렀다.

권 의원이 말한 SNS 동영상 주인공은 실제로 안산 단원고 학생의 가족으로 알려졌고, 사진은 합성사진으로 밝혀지면서 국민적 망신을 샀다. 정책발표를 위한 국회 기자회견이 아닌 사과의 기자회견을 하기에 이르렀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선 김황식 전 총리는 3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몽준 의원이 (아들의 부적절한 발언을)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의 아들은 4월18일 SNS인 페이스북에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것 아니겠냐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급기야 정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 나선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60~70대는 투표를 안해도 괜찮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각종 공세에 빌미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말실수 주의보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행한 조치일 것이다. 경기지사 후보 한 캠프의 관계자는 “항상 선거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있다. 말이나 행동 등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귀띔한다.

말로 민심을 얻을 때도 있지만 민심을 잃을 때도 있다. 실언을 말 실수로 순화하기보다는 해서는 안 될 말로 생각해야 할 때다.

정근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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