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의 아픔은 석가탄신일인 6일 전국 사찰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도 묻어났다.
이날 오전 10시 조계종 총본산인 서울 조계사에서는 종정 진제 스님과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종단 대표자와 박근혜 대통령, 박원순 서울시장,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주한 외교사절, 청년유니온노조 위원장, 홈리스 활동가, 새터민 가족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법요식이 열렸다.
이날 조계종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감안해 "오늘 법요식은 세월호 참사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자리인 만큼 박수와 환호는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축사에서도 세월호 참사의 슬픔과 충격이 고스란히 담겼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봉축사에서 "세월호 사고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며, 기본 상식을 지키지 않은 우리 모두의 공업"이라며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뼈아픈 통찰과 참회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소통과 화합, 지혜와 힘을 모아 안전한 사회, 상식과 양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 맨 앞에 각계 지도자들의 헌신과 봉사가 우선할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축하메시지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께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부처님께서는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을 이루신 후 첫 번째 계율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그 가르침이 지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주고 제일 큰 가치로 지켜내라는 경각심을 준다"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신 참석해 축사를 읽었다.
온라인뉴스팀
사진= 석가탄신일 법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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