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대형마트, 골목상권과 상생의 길 찾아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일요일 의무휴업으로 대형마트는 매출액이 감소하고 소비자의 불편이 초래되는 등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지만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고객, 매출증가의 긍정적 효과는 크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 골목상권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필자가 전통시장에서 만나본 상인들과 주변의 동네빵집 사장님들은 휴업일에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매출액도 확연히 늘었다고 전한다.

다만 최근 대기업의 계속적인 대형마트 출점과 SSM 및 편의점, 상품공급점 출점 확대로 소상공인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의 상당부분을 대기업이 다시 가져감에 따라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효과가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도 대형유통점에 대해 휴일 영업을 규제하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들은 근로자들의 휴식권과 신앙의 자유 등을 이유로 휴일 영업을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경우, 지자체가 도시계획 차원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이 도입되기 전에는 일부 대형마트는 일년 365일, 24시간 영업을 했다. 365일 불 켜진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휴식권과 인근 소상공인들의 생업망은 우리사회가 존중하고 지켜줘야 할 소중한 가치이다.

대기업의 독과점이 심화되고 지속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소매업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축소될 수밖에 없기에, 유통분야에서 대기업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바로잡는 것은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이제 대기업은 따뜻하고 살만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소상공인과 상생협력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려 깊은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믿는다.

김인호 아이에이치(IH)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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