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아이로 느끼는 어버이

매년 5월 8일은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미덕을 기리는 날이다. 어버이날의 유래는 1913년 미국의 한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교회에서 사람들에게 흰 카네이션을 나누어준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어 30년이 지난 1934년 5월 미국에서 어머니날 기념우표가 발행되면서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풍습이 시작됐다.

우리 나라에서는 1956년 5월 8일을 ‘어머니 날’로 지정해 기념해 오다가 1973년 대통령령으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이 제정·공포되면서 1974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됐다. 어버이날이 제정된 것은 평생 효도를 해도 어버이 은혜에 대한 보답을 다할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일년중 하루 만이라도 어버이의 은혜를 기리고 감사드리자는 데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필자는 어버이날 아침 네살 된 늦둥이 딸로부터 어린이집에서 만든 카네이션을 생전 처음 가슴에 달았다. 일반적인 화려한 카네이션 생화가 아닌, 종이로 만든 꽃이었지만 이 세상 어느 꽃보다도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이었다.

딸래미가 건넨 꽃을 가슴에 달고보니 오래전 세상을 뜬 부모님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다. ‘부모님 살아 생전 효도를 다하라’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려운 가정에서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효도를 한 것이 거의 없다는 생각에 회한의 눈물이 난 것이다.

흔히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속을 썩일 때면 ‘너도 자식 낳아서 키워봐라. 그래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들 하신다. 40대 후반에 얻은 딸을 키워보니 이 말이 실감이 난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말썽을 피우거나 특히, 아이가 몸이 아파 힘들어 할 때 부모님이 하시던 말씀이 더욱 생각나고 어버이 은혜에 보답을 못한 것이 한스럽기만 하다. 자식을 통해 느끼는 어버이의 사랑과 소중함.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더 잘해 드릴 수 있을텐데 이제야 후회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으련 만은 네살 딸아이가 다시금 불효의 죄를 뉘우치게 한 하루였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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