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송 시장은 스스로의 경쟁력을 지난 4년 동안 쌓은 ‘충분한 경험’과 ‘시정에 대한 이해력’으로 꼽는다.
다음은 송 후보와 일문일답.
Q 올해 지방선거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자신감이 엿보인다. ‘송영길 체제’를 한 번 더 할 것이냐, 바꿀 것이냐 평가한다면 ‘송영길’ 이름으로 인천시민에게 합격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자신감의 근원은 무엇인가.
A 지난 4년 동안의 임기 속에 답이 있지 않겠나. 인천시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세수가 크게 줄어드는 위기를 맞았다. 매년 3천억 원이 넘는 빚을 갚아야 하고 분식결산으로 숨겨져 있던 부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인천도시철도 2호선 등 각종 대형 사업비 지출 등 높은 파도가 몰아쳤다.
하지만 1만 3천여 공직자와 292만 인천시민 모두가 합심해 묵묵히 헤쳐나갈 수 있었고 비로소, 인천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진정한 경제수도로 성장해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수도 인천을 만들겠다는 꿈과 비전은 외국인 투자유치 1위, 특·광역시 중 고용률 1위라는 성과를 낼 만큼 현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몇 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그 동안 준비해 온 새로운 비전과 발전을 토대로 이제는 구체적 결과물을 내놓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Q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로 낙점됐다. 새누리당이 들고 나온 ‘힘있는 여당시장론’에 어떻게 대응할 지 궁금하다.
A 인천은 여당 또는 야당 한쪽으로만 치우쳐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오히려 야당인 송영길이 인천시장이 된다면 박근혜 정부에도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천은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해 정치·지리적으로 중앙정부와 공동 프로젝트가 많다. 여당과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만 효율적으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인천은 야당시장이 재임하던 민선 5기 동안 여와 야가 한마음으로 UN GCF 사무국을 유치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앞으로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실현하고 인천을 세계와 경쟁하는 더 큰 도시로 만들려면 여와 야를 아우를 수 있는 큰 인물이 필요하다.
Q 제3 연륙교나 루원시티 문제는 결국 임기 내 해결하지 못했다. 재선을 한다면 풀어낼 실마리는 있나.
A 제3 연륙교나 루원시티 등은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연관된 사업이다. LH와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진척이 없는 게 많다.
LH가 부동산 경기가 풀릴 때까지 대형사업을 자제하고 투자를 꺼리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제3 연륙교는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에 조정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심도있게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LH 측도 조정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어서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도권 지역은 대부분 재선에 실패한 경우가 없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만큼 현안을 풀려면 행정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민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강점 & 약점
현장 구석구석 누비며 시민의 목소리 경청
송영길 인천시장의 최대 강점은 현장교감이다.
송 시장은 인터뷰하면서 “임기 4년 동안 ‘처음’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일주일에 두서너 번씩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점이나, 옹진군 7개 면의 섬을 다 돌아본 유일한 시장이라는 점은 송 시장이 내세우는 으뜸 상징이다.
한센인이 모여 사는 부평농장을 찾았을 때나 경로당, 노후 아파트단지 등을 방문했을 때도 ‘시장이 온 게 처음’이라고 반기던 주민의 이야기를 항상 자랑스럽게 꺼내놓는다.
그만큼 시간이 남아돌았다는 게 아니라 눈코 뜰 새 없는 와중에도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으로 취임하고 1년여가 지난 2011년께 송 시장은 관사를 청라국제도시로 옮겼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의 악취가 청라까지 날아온다는 주민의 민원이 쏟아지자 직접 청라에 들어가 살면서 악취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에는 영종, 청라, 송도 등 국제도시를 순회 방문하면서 주민과 간담회도 열었다.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는 자리였다기보다 쏟아지는 주민의 원성과 원망을 받아내는 자리였다. 그러나 송 시장은 특유의 성격대로 뚝심 있게 간담회를 진행했고, 먹을 욕은 먹어가면서, 풀 수 있는 오해는 풀어내면서 주민을 만났다.
국제도시를 꿈꾸는 인천시의 수장답게 외국어 능력도 뛰어나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불어 등을 수준급으로 구사한다. 직접 글로벌기업 대표와 의견을 나누거나 유엔 녹색기후기금 등 국제기구 관계자와도 통역 없이 의사소통을 할 정도여서 투자유치 일등공신으로 꼽히기도 한다.
송 시장은 새정치 진영에서 손꼽히는 차세대 대권주자라는 무게감도 있다. 인물이 없다는 인천에서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송 시장의 최대 약점은 측근이다. 임기 초기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 A씨는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5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가면서 인사불만이 많이 가라앉았고 공정하게 인사를 하려는 노력이 많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선거운동 전략
송시장=숙련공… 큰일 앞두고 장수 안바꾼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내세우는 선거전략은 ‘숙련공론’과 ‘설거지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현장 곳곳을 파고들어 시정을 이해하고 전략을 고심했던 경험과 지식을 인천시가 써먹지 않는다는 것은 손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신입을 뽑아 4년을 열심히 교육해 이제 써먹을 만한데 숙련공을 내보내고 다시 신입을 뽑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큰일을 앞두고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라는 말은 송 시장이 즐겨 쓰는 말이다. 9월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인천시는 재정난에 부딪히면서 인천AG을 하느냐 마느냐, 서구 주경기장을 짓느냐 마느냐 갈등이 많았다.
송 시장이 취임하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인천시민과 시민단체의 힘을 빌려 200만 서명운동을 벌였고 서구 주경기장 건설비로 국비를 1천300억 원 상당 따내는 성과를 냈다. 타 경기장도 속속 준공했다.
무엇보다 북한팀이 인천AG 축구 종목에 참가하겠다는 의향을 전했다.
고생고생해서 인천AG을 이만큼 이끌어왔는데 지금 시장을 바꾼다면 인천AG을 준비하는 데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북한팀이 전종목 참가할 수 있도록 독려하려면 북한 전문가인 송 시장이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게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설명이다.
‘설거지론’은 송 시장이 지난 4년 임기 동안 얼마나 힘들게 시정을 이끌어왔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다. ‘전임 안상수 시장이 벌여놓은 재정난과 분식회계 등을 송영길이 정리하고 해결했다.
앞으로는 송영길의 정치를 펼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인천시 재정은 위기에서 많이 벗어나는 모양새다. 인천시 부채(영업부채 포함)는 2010년 9조 4천550억 원에서 2012년 결산 기준 13조 916억 원까지 치솟았으나 지난 2013년 결산기준으로 12조 6천588억 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새누리당 측이 송 시장 재임 기간 재정난이 심각해졌다고 공격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 측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최근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재정난의 원죄는 새누리당 안상수 전임시장에게 있다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 밖에도 송 시장은 ‘인천시민의 인천시장’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통령이나 여당의 힘을 등에 업으면 인천시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나 여당을 위한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송 시장은 “인천시민의 힘으로 뽑아준 인천시장만이 인천을 위해 그 힘을 발휘한다”며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도 지방 권력까지 중앙에 넘겨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피력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