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표 교육 탈피해야” 한목소리… 교육관·예산확보엔 시각차

6·4 경기도교육감선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보수진영 단일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김광래, 석호현, 조전혁, 최준영 등 4명의 예비후보들이 가감없는 교육철학과 정책 대결을 펼치며 자신이 경기교육을 이끌 차기 교육감 적임자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혁성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4명의 예비후보들은 각각 공통질문과 상호질문, 돌발질문 등에 응하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후보들은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정책의 급격한 확대로 교육환경여건이 악화됐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예산확보의 중요성을 피력했지만 교육관이나 예산확보 방법 등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 “보수 단일후보는 내가 적임자”

첫번째 공통질문으로 자기소개와 출마이유를 간단히 소개한 예비후보들은 자신의 교육철학에 대한 질문에 답변했다.

가장 먼저 발언기회를 얻은 김 예비후보는 “지난 5년8개월 동안 나그네 교육감이 정치적 행정에 몰두하며 4년 연속 최하위 성적 등 학교 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땅 속에서 뻗어나가는 쑥대를 뽑아내 사람이 살기 좋은 토양을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며 “교육관과 보수-진보를 연결하는 것은 어려운점이 많지만, 진보단체 역시 늘 품고가야 할 선생님인 것은 틀림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석 예비후보는 “경기도민에 드리워진 혁신학교의 그늘을 거두는 것이 열망을 이루는 길이라 생각해 출마했다”며 “교육의 모든 중심에는 학생이 있기 때문에 알맞은 변화를 위한 점진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보수진영으로서 교육철학

김광래 학교현장 쑥대밭… 살기 좋은 토양 만들겠다

최준영 교육단체 일괄 매도 옳지 않아 인연 이어갈것

조전혁 학력ㆍ교육재정ㆍ교권ㆍ학교시설 바로 세우겠다

석호현 학생을 중심으로 혁신학교 그늘 걷어 내겠다

조 예비후보는 “경기교육은 학력ㆍ교육재정ㆍ교권ㆍ학교시설이 붕괴돼 신음하고 있다. 교육의 4대 붕괴로부터 경기교육을 반드시 구해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개인과 가족ㆍ공동체 등의 양쪽이 중시하는 가치를 학생들이 균형있게 배워야 하는데 극좌 또는 극진 단체가 학생들에게 분노와 싸움을 가르쳐서는 안된다. 보수와 진보가 아닌 양심의 문제다”고 자신의 철학을 드러냈다.

최 예비후보는 “올바른 인재양성이라는 올바른 확실한 비전목표 아래 확실한 교육과 효율적인 투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교육을 이끌어갈 새로운 경기도 교육을 만들겠다”며 “특정 단체를 일괄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고 엄연한 교육단체이므로 그런 분들과도 좋은 인연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 혁신학교와 무상급식으로 파탄난 경기교육, 해법은 제각각

김상곤 전 교육감의 최대 공약이라고 평가받는 혁신학교와 무상급식에 대한 평가와 이로 인한 예산부족 문제에 대해서 네 후보는 비슷한 평가를 하면서도 다른 해법을 내놨다.

가장 먼저 조 예비후보는 “혁신학교와 무상급식은 경기교육 재정에서 심각한 불균형 초래했다. 좌파식 귀족학교로 인해 일반학교가 역차별 받는 것을 빨리 시정해야 한다”며 “전임 교육감 시절 중앙정부 및 경기도와 엇박자 때문에 비법정전입금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교육감이 되면 앞으로 4년 동안 1조3천억원을 확보해 비새는 학교, 물새는 화장실 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최 예비후보는 “이미 260개정도 학교에서 혁신학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고, 예비교 등 문제가 있어 대폭 수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낙후지역 등 본래의 목적에 맞게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며 “지자체 및 기업과 협력해 경기도만의 장점을 활용한 사업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추가재원을 확보해 교육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여기에 김 예비후보는 “혁신학교와 무상급식으로 예산이 과다지출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혁신학교가 학급당 인원을 감축하고 교수학습방법이나 체험활동 강화한 내용까지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마지막으로 석 예비후보는 “혁신학교는 진보적인 가치 형성마저도 왜곡된 정책”이라고 못박으면서도 “당장 중단한다면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큰 피해를 보게되므로 점진적으로 예산 축소하고, 외부 전문가 평가를 통해 발굴된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변화시키겠다”고 주장했다.

■ 보수교육감의 특임은 학업성취도 높이기

경기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학력수준 저하 문제에 대해서도 공통질문이 이어지자 후보들은 제각기 학업성취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묘안을 내놨다.

우선 김 예비후보는 “교사학력책임제를 실시해 철저히 학업수준을 높이고 학력문제를 단위학교에만 떠맡기지 않고 담당장학사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책임장학제를 운영하겠다”며 “지속가능하며 바르고 강한 선진경기교육 확실히 만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또 석 예비후보는 도내 한 혁신 고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결과가 중3에서 고2에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학원준공영제를 통해 반드시 학력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기교육청만 생각하는 책임지는 자세로 재정확보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조 예비후보는 ‘측정하지 않으면 평가할 수 없고 평가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피터드러커의 말을 인용, “측정-평가-개선 시스템을 만들어 매년 말 경기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해 맞춤형 학습 지도 체계 구축하겠다”고 복안을 내놓으면서 “튼튼한 교육사다리를 놓아 개천에서 용나는 경기교육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최 예비후보는 “자기주도학습을 해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성실성을 키우고 중학교에서 기본능력을 키운 뒤 고등학교에서 능령 향상할 수 있도록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지자체 사업 확충으로 재정 확보하고 이를 통해 교육투자 늘릴 수 있도록 경기교육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 상대를 겨냥한 날카로운 상호질문

예비후보들이 서로에게 궁금한 공약 등을 날카롭게 질문하는 상호토론 시간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제일 먼저 질문하게 된 최 예비후보는 석 예비후보에게 학원 준공영제가 실행 가능성이 낮다며 정책에 대한 예산 근거와 실행 계획 등을 물었다. 이에 석 예비후보는 “온라인을통해 강남구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스쿨’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한 뒤 “개방형 으로 여러 지역의 우수 프로그램을 모아 학생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면 큰 예산을 투자하지 않아도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예비후보는 조 예비후보가 탈당계를 냈는지를 묻고, 조 예비후보가 “지난해 4월 탈당계를 제출하고 등기우편으로 보냈다”며 “운동가 활동가로서 동지의 중요성 알고 있다. 누가 되더라도 4명이 힘을 함쳐 좌파 교육감을 몰아내고 경기교육을 정상화시키고 바로잡는데 함게 일할 것을 제안한다”고 답했다.

석 예비후보 역시 조 예비후보에게 전교조 명단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켰던 부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면서 앞으로 전교조와의 관계에 대해 물었다. 이에 조 예비후보는 “교사 노조로서의 안전권보다 학부모의 교육권이 훨씬 귀한 가치이자 천부적 논리라고 생각한다. 도민 여러분들이 제 행위가 잘못된 행위였는지 평가해주길 부탁한다”고 응했다.

마지막으로 질문한 조 예비후보는 석 예비후보에게 보수주의 확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물었고, 석 예비후보는 “나는 누구하고도 얘기할 수 있는 보수다. 그리고 그 보수는 극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모든 아이와 모든 교사를 아우를 수 있는 보수라고 자청한다”고 대답했다.

■ “교복 값 얼만지 아세요?”

사회자가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돌발질문은 예비후보들의 센스와 재치를 엿볼 수 있게 했다.

교복값이 얼마인지를 묻자 조 예비후보는 “나는 국회의원 출신 중 가장 가난한 사람인데 아내가 20만원 정도에 양복을 사온다. 그것보다 교복이 비싸서 24만~30만원 수준인데다 바지나 치마라도 하나 추가하면 40만원까지 된다고 알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답했다.

● 파탄난 경기교육 해법은

조전혁 좌파식 귀족학교로 인한 일반학교 역차별 시정

최준영 지자체ㆍ기업 독자적 사업 제안 교육투자 확대

김광래 혁신학교, 인원 감축ㆍ체험활동 강화 비난 안돼

석호현 학부모 피해 없도록 혁신학교 점진적 예산축소

또 자신의 철학에 대한 돌발질문에는 “기본적으로 경제학자로서 교육은 부흥을 이루는 기반이 될 경제변수이자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낼 사회변수, 개인과 국가를 개척하는 역사변수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석 예비후보는 교복값을 기본 20만원대로 알고 있었으며, “문제는 아이들이 교복을 제대로 잘 입고 다니지 않아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화두를 던진 뒤 “메이저리그에서도 원칙과 기본이 있는 곳에 우수한 선수와 우승의 자세가 준비되는 만큼 반드시 조례를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예비후보는 “교복값이 비싸면 4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학교가 교복구매까지 관여해야 하느냐에는 상당한 회의감을 갖고 있어 부모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라면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반만년 역사 속 민중의 먹거리를 해결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최 예비후보는 “학생인권조례는 너무 인기영합주의적으로 만들다보니 문제가 된 것으로, 두발과 복장을 자율화하는 것이 인권은 아니므로 학교가 미래를 보고 일정 기준을 정해 교복 등 학부모 부담 주는 일 없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창시절을 묻는 질문에 “고등학교때부터 54㎏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는데 덕분에 고교시절 ‘무장하지 않은 공비’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박수철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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