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아픔을 딛고 자연의 위대한 생명력으로 다시 태어난 비무장지대(DMZ)로 떠나는 열차가 있다. 코레일이 지난 4일 운행을 재개한 ‘평화열차 DMZ 트레인(Train)’이다. 이 구간 열차 운행은 지난 2009년 관광객의 월북 시도로 2010년 6월부터 중단됐었다.
새롭게 단장된 평화열차는 통근형 디젤전동차를 개조해 만들었다. 136명 좌석의 열차는 서울역∼도라산역을 하루 2회 운행한다. 매주 월요일과 주중 공휴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오전 8시30분과 오후 1시40분 서울역을 출발해 능곡- 문산- 운천- 임진강역을 거쳐 1시간20분이면 종착역인 도라산역에 도착한다.
열차는 3량으로 각각 평화실, 사랑실, 화합실로 이름 지었다. 1호차 평화실은 ‘철마는 달리고 싶다’로 상징되는 장단역의 녹슨 증기기관차를 모티브로 장식됐다. 2호차 화합실은 남과 북의 화합을, 3호차는 평화와 사랑을 담았다. 각 객실에는 철도, 전쟁, 생태 등 테마별 사진 수십여점이 전시돼 있다. 카페 칸에서는 군용건빵, 전투식량, 주먹밥, 끊어진 철조망 등 군사ㆍDMZ 테마상품도 판다.
도라산역은 DMZ 안에 있는 남한의 최북단 역이다. 역에서 300m 거리에 도라산평화공원이 있다. 공원은 경기도가 2008년 9월 110억원을 들여 9만9천545㎡ 규모로 조성했다. 한반도 모형 생태연못과 DMZ 자연 생태자료 등을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는 전시관 등이 있다. 역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1978년 발견된 제3 땅굴과 도라전망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해발 156m의 도라전망대에선 북한 최남단 마을인 DMZ 내 기정동 마을과 개성공단 등이 보인다.
열차는 개통이후 하루 평균 500여명이 이용한다. 주로 실향민들과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다.
코레일은 평화열차를 미완의 열차로 부른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횡단철도의 시작점이 도라산역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DMZ 평화열차가 평화와 화합과 사랑을 싣고 평양을 지나 유라시아 대륙철도를 달리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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