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인천 남구청장 선거
인천시 남구는 인천을 대표하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구도심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인구는 41만 9천935명으로 4년 전보다 8천600명가량 줄었다. 빈집도 늘고 일부 지역은 슬럼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젊은 층보다는 중장노년층의 비율이 높은 전형적인 원도심 지역이다.
주민들은 멈춰버린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출구를 찾길 바라고 있지만, 대책 없는 사업포기 선언도, 실현 가능성 없는 개발 공약도 원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4년간 남구를 이끈 박우섭 후보(59새정치민주연합)가 그동안 얼마나 주택재개발사업 등 도시재생사업과 일자리 창출, 교육환경 개선, 문화적 혜택 등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심리를 충족시켰는지에 대한 평가성이 짙은 선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의 재선 도전을 남구의회 의원 출신인 최백규 후보(46새누리당)가 저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베테랑 vs 다크호스 양보없는 한판
남구청장 선거는 최 후보와 박 후보의 양자대결이다. 최 후보는 현직 구의원, 박 후보는 현직 구청장이어서 이번 선거는 구의원이 구청장에게 도전하는 모양새다.
정치 경력으로만 따지면, 최 후보와 박 후보의 대결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로 비유된다. 최 후보는 아직 ‘초선 구의원’이란 딱지를 떼지 못한 경력이 짧은 정치인이고, 박 후보는 구청장에 2번이나 당선된 베테랑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에서 치열한 경선을 치르고 올라온 최 후보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최 후보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지난 2009년 새누리당 남구갑 청년위원회 지회장직을 지낸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남구의회 6대 의원에 당선됐다.
최근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공직사회 개혁 발언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젊음과 패기뿐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지혜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젊은 나이에다 신인이라는 명함과 비교해 그가 지닌 탄탄한 기반은 이미 당내에서도 인정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 후보는 정치 베테랑이면서도 남구에서 탄탄한 지지도를 쌓아왔다. 박 후보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 민주당 부대변인과 정책실장, 국회의장 비서실장, 민선 3기 남구청장 등을 역임하는 등 정치 경험이 풍부하다.
이 같은 정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까지 구청장으로서 통두레모임 등 다양한 주민 참여형 사업을 추진,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구청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민들의 욕구가 높았던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면서 많은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접전’
최 후보는 구청장직을 빼앗으려 하고, 박 후보는 구청장직을 지키려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최 후보의 공약은 물론 선거운동도 모두 박 후보의 지난 4년간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형태일 수밖에 없다. 4년 전 선거에서 박 후보의 전략이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뒤바뀌어 부메랑이 된 셈이다.
박 후보가 선거 초반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당 안팎에서 대항마를 찾지 못할 정도로 많은 지지를 받으면서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평가가 높았다. 박 후보가 민선 5기 동안 통두레 모임 등 다양한 주민 참여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구정과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선거가 시작되자 최 후보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다. 최 후보는 ‘젊은 피’를 앞세워 변화와 혁신을 주장하며 지역 내 젊은 층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 새누리당(기호 1번)을 앞세워 장·노년층 표심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게다가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정부의 대응 부실을 비판하는 분위기와 함께 전체적으로 야당이 우세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반면 최 후보는 “세월호 사고 이후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대한민국의 공직사회에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공직사회를 개혁하는 공약과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남구지역의 표심은 재개발 사업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도심지역 내 수십 개의 재개발 구역 중 경기침체 장기화로 대다수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않아 주민들의 고통이 크다. 주민들이 지난 4년간 박 후보의 재개발사업 출구 전략 마련 등의 대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면 박 후보의 재선은 수월하지만,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면 재선이 힘들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도 재개발 사업에 대한 출구 전략을 비롯해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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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수봉산 정상에 ‘미추홀 타워’ 건립
박, 2018까지 계층별 일자리 창출 약속
최 후보는 수봉산 관광타운 조성, 어린이 특구 조성, 안전도시 남구 만들기, 산·관·학 협력시스템 구축, 어르신 복지 남구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수봉산 정상의 방송철탑을 철거하고 (가칭) 미추홀 타워를 건립, 기본적으로 방송전파송출 및 중계기능에 서울의 N 타워와 같이 위락 및 관람시설을 가능토록 해 인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할 계획이다.
또 (가칭)어린이와 엄마를 위한 센터를 건립해 엄마와 아이가 함께 문화·교육·여가 등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가칭)남구 24시간 전화상담실을 개설해 24시간 동안 민원은 물론 사고·재난접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안전한 남구 만들기를 추진한다.
박 후보는 일자리 창출과 학습편의점 설치, 스포츠클럽 운영 확대, 구민예술촌 및 숭의목공예마을 건립, 안심마을 구성 등의 계획을 내놨다. 박 후보는 오는 2018년까지 다양한 계층별 일자리 창출에 주력, 지난 민선 5기 성과보다 2배에 가까운 남구 전체 인구의 10%가량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또 356일 언제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학습편의점을 설치해 세대별 지역별 격차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평생학습 인프라를 늘리고, 국민생활체육센터를 건강복지와 결합된 ‘건강플라자’로 건립해 ‘종합형 스포츠클럽’ 운영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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