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세월호와 6ㆍ4 지방선거

정일형 사회부국장 ihju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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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38일째다. 아직도 16명의 시신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팽목항에서는 남은 유족들이 여전히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이들 유족들의 간절하고도 애절한 마음을 헤아려 수색작업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잠수사들은 이미 목숨을 내놓았고 또다른 잠수사들은 연일 해상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또다시 시커먼 바다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돌아오지 못한 자도, 기다리는 자도, 찾는 자도 모두 아픔뿐이다. 세월호는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렸던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의 책임을 물어 정홍원 총리의 후임 총리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해경 해체와 안전행전부의 대대적인 개편의지를 표명, 큰 폭의 개각도 머지않아 단행될 전망이다. 국회도 뒤늦게 나마 관피아 척결을 위한 ‘김영란법’ 처리를 서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전에 이같은 조치들이 이루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한켠으로는 이번 만큼은 제발 제대로 되길 하는 간절함도 있다.

▲세월호의 아픔과 치유 속에 6월 4일이 다가오고 있다.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지난 22일부터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지만 후보들은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고자 과거 선거와 달리 로고송, 율동, 유세차량 등을 자제하고 조용히 심판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일까, 유권자들도 그닥 선거에 관심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권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침몰은 총체적 부정부패와 적폐가 불러 온 재난이다. 여기에는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지 못한 국민들의 책임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눈물의 사과를 하는데서 보듯 제2의 세월호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옳은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은 가장 주민들이 가까이에서 만나는 또다른 지도자다. 절차탁마(切嗟琢磨)라 했다. 잘라내고 곱게 가는 정성이 있어야 보물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는 더욱 정성을 들여보자.

정일형 사회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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