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후보자 토론회
6•4 경기도교육감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열린 ‘경기도교육감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는 7명의 후보자들이 정치인 교육감 논란, 병역기피 의혹, 음주운전 논란 등 날선 공방을 벌이며 저마다 자신이 교육감에 적합하다고 피력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후보자 난립 등으로 그동안의 보수-진보 이념 싸움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과거 전력이나 성향, 정책 등을 파고드는 난타전으로 진행됐다.
경기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주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박용우, 정종희, 김광래, 조전혁, 최준영, 이재정(추첨한 자리순) 후보가 참석했다. 한만용 후보는 병원 치료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다고 알려왔다.
박용우 후보는 “밑바닥부터 썩어 문드러진 대한민국 구조 속에서 세월호 사태가 터진 것으로 앞으로 교육을 바로잡지 않으면 이러한 일들은 더욱 많이 생길 것”이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현장 교사 출신인 박용우가 교육감이 되려고 교실에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경기도가 가장 원하는 것이 교육자치, 교육의 가치인데 본질은 사라지고 엄청난 후보간 보이지 않는 야합 등 교육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하며 ‘교육혁명, 선거혁명, 경기교육 정상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박 후보는 자유교원조합 출신으로 반조교조적 특성이 있는 것에 대해 “2005년 조 후보와 함께 반(反) 전교조 창립멤버로 활동해오며 전교조가 망쳐놓은 사상교육을 온몸으로 막아왔다”며 “이후 10여년 간 현장에서 전교조와 치열한 노노 갈등을 현장에서 경험하고 8년간 교섭해온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재정 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한 생각을 묻는 조전혁 후보의 질문에 대해서는 병역기피는 국가관과 직결되는 만큼 교육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국가관이 의심스러운 후보가 교육감이 되는 데 대해 절대 반대로 의혹을 갖고 있는 후보가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마무리 발언으로 “지금까지 23개 시ㆍ군ㆍ구 발로 뛰었고 31개 지자체를 모두 완주해 진정성 있는 후보임을 알릴 것”이라며 “정치교육감을 반대하고 현장교육의 가치를 아는 젊은 교사 박용우를 주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종희 후보는 “무상급식 등에 예산 편중 현상이 심각해 교육 불균형이 초래됨에 따라 영어 강사와 전문상담교사를 확보하지 못하게 돼 사실상 교육활동 정상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현 경기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후보는 “혁신교육은 현실감이 떨어지는 교육적 개념”이라며 “현장경험이 풍부한 교사 출신으로 리더십과 조정력을 발휘해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 공약인 반값교육, 국공립유치원 확립에 대해서는 단계적 실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반값교육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교육비, 교복비, 교통비 등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국공립유치원 확립 공약과 관련해 지자체의 지원을 이끌 방안에 대해서도 “시설활용을 잘하면 적은 예산으로 충분히 확립할 수 있으며 부서간 협력을 강화해 지자체 협조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반값교육으로 인해 안전교육시설 환경개선사업 등 필요사업의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최준영 후보의 지적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값이 아니라 3개 항목에 대해서만 합리적 반값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입장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또 사교육비 절감 방안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보충수업 대신 외부강사 영입 등의 방안을 마련해 수준높은 공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가장 먼저 단원고 문제 해결하고 구석구석에 숨은 문제점을 찾아 치유해 나갈 것”이라고 마무리 발언을 마쳤다.
김광래 후보는 먼저 “그동안 경기교육은 대한민국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할 지정학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유초중등 교육울 너무 모르는 정치교육감이 찾아와 엉망진창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동학생발달단계에 맞는 성장촉진 프로세스, 학생안전 재난교육, 학업성취도평가 4년 연속 꼴찌 등 학습능력 향상에 대한 정책, 애국통일교육, 4년마다 혁신이라며 정치적 술수로 교육맥락을 끊는 지속형 미래교육이 부재했다”며 “경기교육의 전 분야를 섭렵하고 익힌 경험으로 지속 강한 교육을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평생 교육에 헌신해 온 자신의 강점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특히 지난 19일 정치개입 반대하면서 삭발한데 대한 질문에 “정치하는 분이 교육수장이 되면서 진영논리로 교사가 갈라지고 아이들이 갈라졌다. 정치인 출신들, 정치 지향성 있는 분들이 오면서 일어난 일이다. 정당을 가졌던 분들 대신 순수 교육자 출신이 교육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상호토론에서 삭발을 계기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박용우 후보의 비판에 “삭발 계기로 대한민국의 교육감 선거문화가 확실히 바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으며, 음주운전 전력에 대한 조전혁 후보의 날선 공격에 “평생의 뼈아픈 범죄사실인 것 같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답답하고 위기에 처한 경기교육을 시원하게 풀어드리겠다”며 “정치 출마자들 거부하고 헌법 정신에 입각해 교육을 정치 중립지대 만들어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어깨동무하며 웃음 키우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전혁 후보는 “학부모의 알권리를 위해 전교조 교사 명단 공개했다가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조전혁”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진보진영 교육감 5년간 학력붕괴ㆍ교권붕괴ㆍ교육재정붕괴ㆍ학교시설붕괴 등이 일어났다. 학교가 편향된 교육감의 이념수단으로 전락해 재원 쏟아붓는 일을 더이상 방관하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학생인권조례 폐지하고 권리와 책임이 함께 공존하는 학생헌장으로 인권과 교권이 조화로운 학교 만들고, 무상급식은 더이상 확대하지 않는 대신 급식의 질을 높이며, 개천에서 용 나도록 튼튼한 교육사다리를 만들어 경기교육을 꼴찌에서 으뜸으로 환골탈태시키겠다”고 구체적 진단을 내렸다.
특히 그는 교사의 선동적 정치편향적 이념수업을 일절금지한다는 최근 정책발표에 대한 질의에 “전교조라는 노동이익단체가 자신들만의 커리큘럼으로 학교와 교육청의 허가 없이 가르치는 것은 불법”이라며 “아이들과 수업을 정치 수단으로 이용하는데 대해서는 묵과하지 않겠다”고 성향을 드러냈다.
또 석호현 예비후보가 지지선언 후 새누리당 지역위원장에 임명된데 대한 질문에는 “저는 알지 못하는 일이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권 실력자도 아니며 1년 전에 탈당해 이미 정치를 떠난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박용우 후보가 최근까지 서울교육감 출마를 저울질하다가 경기도로 오게 된 배경을 묻자 “서울교육감 출마 생각이 있었지만 보수 우파 어르신들이 경기교육을 구하라는 뜻을 거스를 수 없어 경기도로 내려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긍정교육ㆍ듣는교육감ㆍ책임교육청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준영 후보는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인권조례로 인해 예산 부족과 교권위협이 초래됐다고 현 경기교육의 실태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인성창의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후보는 “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교육비를 지원하면서도 예산 부족 사태가 빚어지는 등 경기교육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안전교육 계획을 세우고 지식교육 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안을 통해 단기간 내에 지식교육 통한 학업능력 향상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특별교부금 신청, 지자체 협력 등을 통해 재원확보대책의 중요성을 내세웠다.
그는 “도교육청의 재정부족은 무상급식으로 초래된 측면이 많다. 경기지역의 신설학교가 많은 데 비해 교부금이 적은 데 대해 논리를 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종희 후보의 교육커리큘럼에 대한 질문에는 각 교과과정별로 주안점을 달리하고 인성창의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유치원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유치원에서부터 인성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중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고등학교에서는 학습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시대의 창의교육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협동조합을 결성해 재능기부자들 초청하겠다”고 이행 방안을 제시했다.
최 후보는 마지막으로 “교육감 선거는 국가의 미래를 담당할 글로벌 미래인재를 양성하고 국가 미래 발전을 담보하는 중요한 실험대”라면서 “인성창의교육을 실현할 독창적 플랫폼으로 실력있는 학생을 양성하고 보고서를 획기적으로 줄여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정후보는 “민주적교육개혁시민추진위원회의 단일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경기도내 혁신학교들의 만족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사람이 많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 봄으로써 자존감과 책임 의무를 동시에 가르치는 의미있는 조례이며 무상급식은 전체적으로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한다”고 김상곤 전 교육감의 정책들을 옹호하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경기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적절한 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회의 교육위원을 역임했고, 경기대 이사, 유치원 원장 등 유아교육부터 초중등 교육까지 모두 살펴본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임 교육감의 정책 외에 차별화된 정책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학교 중심 교육정책을 마을에서부터 펴나가고자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 최준영 후보가 최근 개최된 개소식에 야권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 것을 두고 질문을 하자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오신 분들은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참석한 것”이라고 답했으며, 조전혁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게 질문하는 형식으로 우회적으로 병역기피 의혹과 정치자금법 위반 사실을 비판하자 자신의 질문시간을 해명 시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기교육감에게 맡겨진 185만 학생 중 단 한명도 포기하지 않고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정조와 다산의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뿌리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지현ㆍ성보경기자 jh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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