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큰불 인재(人災)와 예방

시의의 화두는 ‘안전’이다. 이런 가운데 또 발생한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는 우리의 안전 의식을 의심케 한다. 식당가의 어느 음식점 공사장서 용접을 하다가 사망 7명, 부상 41명에 이르는 큰 불을 냈다니, 세월호 사고가 언제인데 안전은 입으로만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실로 어이 없다. 불똥이 내장재나 화공 약품에 튀어 불을 내는 용접사고는 기초적 안전수칙만 지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설마하며 기본적 안전수칙을 외면하다가 사고를 내는 것이다.

용접사고가 처음도 아니다. 수원 선경인더스트리에서 용접을 하다 불을 내어 여직원과 의경 등 3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를 일으킨 게 1997년 4월15일이다. 40명 사망에 12명의 부상자가 생긴 이천 ‘코리아2000’ 냉동창고 설비작업 중 불을 낸 사고는 2008년 1월10일의 일이고, 2008년 12월7일 역시 이천 로지스올 인터내셔널 물류창고에서 용접 중 불꽃이 큰 화재로 번져 7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그 때마다 당국은 재발책을 강구했으나 구두선이 되곤했다.

이밖에 화성서 23명의 참사를 빚은 씨랜드 화재(1999년 6월30일), 부천 어느 개척교회 목사가 “신도가 없다”며 홧김에 교회에다 불을 질러 방화 혐의로 구속되고(2000년 4월18일) 광주 대입기술학원서 불이 나 8명이 숨지고 33명의 부상자를 냈다(2001년 5월16일). 인천에서는 동인천 상가 호프집 화재로 55명의 젊은이가 죽고 78명이 다쳤다(1999년 10월31일) . 또 70년 된 목조건물 여인숙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2002년 12월8일). 모 병원서는 강제입원에 앙심을 품은 알콜 중독자가 던진 화염병 불로 4명이 죽고 4명이 부상 했다(2005년 2월24일).

요컨데 용접사고 같은 사고 예방에 당국이 소홀한 것은 예방을 위해 일한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 사고가 없으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당연한 게 당연하지 못 한 것이 세상사다. 일반인의 일부 관계자나 관계 당국의 인식 결함으로 구조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안되기 때문에 자꾸 이런 사고가 생기는 것이다.

임양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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