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화성시
화성시는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의 1.4배에 달하는 844㎢의 광활한 면적이 23개 읍·면·동으로 나뉘어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 탓에 각 선거마다 후보자들이 유권자를 만나는 횟수가 타지역 보다 적을 수밖에 없어 선거운동이 힘든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도농복합도시인 화성은 여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지난해 10월 화성 재·보궐 선거에서도 강한 여당 지지세를 보인 바 있다. 화성시 갑 선거구에 해당되는 봉담읍 13개 읍·면·동의 농촌지역은 대표적인 여당 강세지역이다.
을 선거구인 동탄 1~3동을 비롯한 10개 면·동도 역대 선거에서 여당 우세성향을 보여오다 최근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19대 총선 이후 야당 강세성향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이처럼 화성시는 여당세가 강한 서부 구도시와 야당세가 약진하고 있는 동부 신도시로 표심이 양분돼 있는 실정이다.
■ 현 시장과 전 부시장의 대결
이번 화성시장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 채인석 후보(51)와 새누리당 최형근 후보(55)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채 후보와 최 후보는 화성시에서 각각 시장, 부시장이라는 타이틀로 6개월간 함께 근무했던 사이인 만큼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이런 가운데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가 선거전에 합세해 3파전 양상을 이루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채인석 후보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도 시장직을 거머쥔 저력의 인물이다. 지난 임기 4년 동안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정치적 시련을 겪으면서도 고비를 순탄하게 넘기면서 ‘오뚝이 시장’이란 인상을 주기도 했다. 채 후보는 지난 4년간의 재직기간 동안 공을 들여온 노인 및 젊은 층의 조직을 가동시키고 있다.
여기에 다른 사람에 비해 스킨십이 강해 한두번 보면 친근한 인상을 남기는 특유의 사교력은 유권자로 하여금 지지를 하게끔 만들 정도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고 있는 강력한 후보다.
이에 맞서는 새누리당 최형근 후보는 화성시 부시장으로 근무하면서 화성시장에 출마하려고 많은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 다른 지역출신이면서도 지역 토박이 예비후보들을 제치고 압승을 거둔 입지전적 인물로, 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남양주 부시장과 경기도청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행정전문가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피력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39)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통합진보당 대변인을 역임하며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한 경력이 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급진성향의 지지자가 많지 않은 지역색에도 불구하고 홍 후보는 화성토박이인데다 시 자원봉사센터 이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탓에 일각에서는 “그가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정치활동을 했더라면 지역에서 큰 인물이 됐을텐데”하는 아쉬움을 보내기도 한다. 이에 따라 홍 후보가 이번 선거에 얼마만큼이나 표를 얻게 될지 여부도 지역정가의 관심사다.
■ 구·신도시간 부동층 표심이 당락 결정
이번 화성시장 선거는 여권세가 강한 구도시와 야권세가 강한 신도시에서 여·야 두 후보가 자신의 입지를 지키면서 부동층의 표심을 얼마만큼 얻을 수 있을지 여부가 당선을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최형근 후보는 보수성향이 강한 화성갑 지역구에서 최대한 많은 지지를 끌어 모아야 신도시에서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결국 구도시에서의 굳건한 입지 확보와 신도시에서의 집중적인 선거운동이 필승을 결정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채인석 후보는 재임시 ‘노노카페’ 등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으로 구도심 노년층의 지지를 얻어 열세지역에서 약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선거공보물에 기재된 전과기록 사실이 자신의 강세지역인 신도시 지역에서 막판 지지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도시 유권자에게 진심을 호소해 지지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화성=강인묵기자 im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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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최형근 후보는 “화성시 발전을 10년 앞당기겠다”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동탄 신도시 내 대체 농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분당선을 수원에서 동탄까지 연결해 대중교통 편익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도로망을 확충해 상습 교통정체 구간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최 후보는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해 통합관제센터를 설치, 관계기관간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고교 평준화와 근거리 우선 진학제도를 마련해 학생들의 진학 불이익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과 현대·기아차 홈타운 유치 등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채인석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치부심해 온 만큼 이번에는 교육과 복지, 사회기반시설 등 다양한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채 후보는 특히 아이들의 교육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창의성 교육을 강조하며 고교 평준화와 공교육 강화, 고교 입시경쟁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또한 수영·자연생태·역사문화·직업체험·안전체험 등의 무상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로컬푸드 시스템을 구축해 아이들이 다양한 교육을 누릴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탄산업단지와 전곡해양산업단지, 화성바이오밸리 등 산업단지를 활성화해 지역경제 육성과 일자리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는 화성을 문화도시, 교육도시, 서해안 중심도시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내에 응급의료센터를 갖춘 국·공립 노인전문병원을 설립하고 권역별로 생활체육과 문화예술 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다목적 복합센터를 건립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또한 지역 내 연구소와 연계한 자동차 특성화고를 설립하겠다고 제시했다.
화성=강인묵기자 im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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