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이 1938년부터 1953년에 태어난 60대 이상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의 한 달 평균 용돈은 15만7천원에 불과하다. 평균 5천원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용돈에는 일이나 여가활동을 하기위해 지출하는 교통비, 점심값 등도 포함된다.
60세 이상의 용돈이 적은 것은 부족한 소득에서 생활비와 의료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평균 나들이 횟수는 1.1회, 영화ㆍ공연 등 각종 관람 활동 횟수는 연평균 0.2회에 그친다.
일하는 60대 이상의 월 평균 용돈은 18만8천원으로, 일하지 않는 60대 이상의 13만원보다는 44.6%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하는 60세 이상’은 2000년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엔 189만8천명을 기록했다. 60세 이상 고용률은 2010년 28.7%에서 지난해 30.9%로 올라갔다. 일을 하는 이유는 ‘생계비 마련’이 65.3%로 가장 많다. ‘용돈벌이’나 ‘건강 유지’를 위한 것은 각각 10.8%와 8.3%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퇴직하고도 70세가 넘도록 먹고살기 위해 일을 놓지 못한다. 부실한 복지 체계와, 자식을 키우고 부모를 모시느라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해 쉬지 못하는 퇴직자가 늘고있는 것이다.
실질 은퇴 연령이란 어떤 식이든 돈을 받는 일을 완전히 그만둬 경제활동에서 물러나는 나이를 뜻한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후 고용시장에서 완전히 퇴장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11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심각한 것은 한국인의 실질 은퇴 연령이 점점 높아진다는 점이다. OECD의 같은 조사를 3년 전(2009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은퇴 시기가 1년 가까이 늦춰지면서 3년 새 퇴직 후 일하는 시간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고령화가 빨라지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 퇴직자나 예비 퇴직자들의 노후준비는 더욱 부실하다. 먹고 살기위해 일을 놓지 못하는 노인이 많은 나라, 정부는 심각하게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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