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의자 하나 들고 와서 4년 동안 쓰고 들고 나가겠다’. 지난 9일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가 기자실을 찾아 던진 일성이다. 그는 11일 경기언론인클럽 11주년 창립식에도 참석해 “0.8%차이로 승리했다. 이는 나머지 절반에 가까운 경기도민이 선택하지 않은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야당과 정책연대, 나가가 연정(정무부지사 임명 등)을 통해 도정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화합을 위한 혁신적인 시도로 주목을 받을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대목은 남 당선자의 다른 발언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도민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다”라는 대목이다. 나무의자나, 정책연대나, 연정이나 중요치 않은 것이 없겠으나 그는 경기도민의 지도자로서 도민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했다. 지도자의 자세다.
즉 닭의 사명은 자기의 벼슬을 자랑함에 있지 않고 알을 낳는데 있음을 깨우쳐 주고 있는 것이다. 지도자는 자신의 자리가 아닌 자신의 의무에 충실해야 그 백성이 태평성대(太平聖代)를 누릴 수 있다.
▶6ㆍ4지방선거가 갓 끝난 현 시점에서 지도자의 자세나 덕목을 굳이 들추어내는 것은 아마도 도민들이 갖고 있는 새로운 지도자들에 대한 바람이 벌써부터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벌써부터 속칭 ‘싹수가 노란’ 일부 지도자들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 의회에서는 벌써부터 의장, 상임위원장 싸움이 시작됐느니, 어디 시에서는 살생부가 나도느니 하는 등등이 모두 지도자가 갖어야할 자세는 아니다.
▶6ㆍ4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단체장이나 의원들은 모두 규모는 달리하나 지역의 지도자다. 그들의 약속 중 공통된 것은 주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봉사하겠다는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자세다. 그들이 초심불망(初心不忘)하는지 이제 지켜보자.
정일형 사회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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