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신록

나 있으면 너 있고

너 있으면 나 있으리.

그리운 이름으로 꿈틀거리는

아침을 향하며 기지개를 켠다

물 먹은 초록의 싱그러움

새들의 지저귐

숲의 소리로 다가온다.

하늘의 푸름을 닮고파

위로만 쳐다보고 걸었다

나비와 새들이 노니는 곳

배고픈 욕심은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다.

뜨거운 햇빛아래 드러나는 그림자

거북이 등짝같은 껍질을 짊어진 채

까맣게 잊어도 좋을

어둠을 그려 넣는다.

새털같이 많은 날

조금 쉬어간들 어떠리

조금 돌아간들 어떠리

미로속을 헤메이는 듯이 걸었다.

물 오른 너가 밖을 향해

찬란히 빛날 때

나는 어둠을 뚫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을 찾아 양분을 찾아

더욱 깊이 내려간다

아래로 아래로.

이제 잎 지고 다시 봄이 오면

너는 자랑처럼

무성한 잎을 피우리라.

최서윤

-제10회 화성시 여성예능

경진대회 운문부문 최우수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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