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장마는 쌀 창고, 칠월 장마는 죽 창고’라는 말이 있다. 음력 유월에 지는 장마는 벼농사에 필요하지만, 벼 이삭이 필 무렵에 들어 음력 칠월에 지는 장마는 해롭다는 뜻이다. 때늦은 여름 장마가 시작됐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장맛비는 지난 3일 서울 등 중부 지역, 6~7일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됐다.
이번 남부지방 장마는 평년과 비교하면 9일, 지난해보다는 2주나 늦은 ‘지각 장마’다. 중부지방은 지난 1987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늦은 장맛비로 기록됐다.
장맛비가 늦은 이유는 바이칼호에서 발달한 강력한 고기압 때문이라고 한다. 이 고기압이 북쪽 찬 공기의 흐름을 방해해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았다. 적도 인근에서 발생한 엘니뇨도 한반도에 장맛비다운 비를 뿌리지 못하게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1년 7월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를 비롯해 최근 몇 년간의 장마 피해 사례를 보면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예상하기 어렵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상이변이 심해지면서 이따금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로 사회 전반에 안전이 강조되고 있지만 철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마철에는 야외활동을 될 수 있으면 자제하는 게 좋다. 대형공사장이나 비탈면 등은 갑작스런 비 탓에 위험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가로등이나 고압전선도 위험하니 근처에는 가지 않는 게 좋다. 장마철엔 특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음식물 관리는 기본이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청결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쉽게 우울해지기 쉬운 만큼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핑계 삼아 온 가족이 둘러앉아 빈대떡 부쳐 먹는 즐거움도 누려보자.
박정임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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