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여명 직원 발길 9월이면 ‘뚝’ “오랜시간 동고동락… 최대 고객” 인근 상인 매출 직격탄 전전긍긍
16일 농진청과 주변 상권에 따르면 농진청은 21일부터 차장실을 시작으로, 다음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전북 전주로의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9월16~17일 이틀간 대대적인 행사를 통해 ‘제2의 개청’ 수준의 새전북시대를 선포한다.
이처럼 서수원의 터줏대감 역할을 자처하던 농진청이 이전하면서 수십년간 함께해온 주변 상인들이 이전에 따른 매출 하락을 걱정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십여년간 농진청에 음식을 배달해온 D중국음식점은 당초 농진청 이전과 함께 업체를 전주로 옮길 계획을 세웠다. 점심과 당직자들을 위한 저녁 배달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채웠던 농진청이 떠나면 매출 하락으로 생계에 큰 타격을 입을 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업체 대표는 아이들 교육 등을 이유로 계획을 바꿔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로 했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막막할 따름이다.
인근 S고깃집도 평소 직원 회식으로 매출을 올려줬던 농진청의 이전 계획을 듣고 따라갈 생각도 했지만 낯선 상권에 대한 부담감으로 결국 이전을 포기했다.
서수원 먹자골목의 O음식점 대표는 “2010년 수원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이전하면서 주요 고객들이 떠나 한동안 힘들었는데, 최대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농진청 마저 떠난다하니 음식점을 하는 사람으로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화서역 먹자골목 B삽겹살집 대표도 “저녁 회식 등으로 농진청 직원들이 매출에 도움을 줬는데 이제 떠나고, 최대 고객인 경기도청도 몇년 후에 광교로 이전하면 서수원 상권은 붕괴될 수 밖에 없다”며 “이전이 확정된 시기가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상인들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만들지 않은 정부와 지자체가 원망스럽다”고 분개했다.
농진청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음식점들과 이별을 하게 돼 아쉽다”며 “지자체 차원에서라도 지역 상권이 어려움을 겪지 않는 대안을 찾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규태기자 kk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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