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등 행정관서에는 통상 재실등이 있다. 재실등은 대개 국장급부터 있다. 국장 재실등에 불이 켜지면 각 과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결재판이 들어간다.
그러나 정작 국장실에 가면 결재를 기다리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국장실이 이러하니 자치단체장실은 더 말 할 것 없이 북적거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단체장의 결재가 문제다.
오래 전 대구시장실 실례를 든 실화 한 토막- 어느 지역인사가 시장실을 방문, 시답지 않은 얘기로 시장을 장시간 독차지 해 비서실에는 결재가 밀리고 있으나 시장으로서는 방문객을 괄시 못할 처지.
결재는 자치단체 같으면 그 자치단체 의사 표시의 형성 과정이다. 사람으로 치면 혈맥과 같다.
따라서 결재가 지연 되는 것은 지역주민에 대한 행정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피가 제대로 안 도는 것과 같다. 보조기관과 지휘관인 관청 간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외적 요인까지 끼어서는 정말로 안 된다.
제6기 지방자치가 출범한 지 한 달을 맞는다. 지역에는 현 단체장이 자기 때문에 당선 됐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공치사도 무시 못하는 게 단체장들 입장이다. 이런 단체장 입장을 악용하는 지역인사들 가운데는 결재 방해꾼이 적지 않다고 한다. 요즘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전자결재가 있지만 결재 전쟁은 여전하다.
혹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결재 방해꾼이 되지 않는가 단체장을 방문하는 이들은 특히 조심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임양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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