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골프장은 회원제와 대중제로 나뉜다. 말 그대로 한다면 회원제는 회원들에게 회원권을 팔아 자금을 조성하고 이들이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생긴 수익으로 운영하는 구조이며, 대중제는 자본가가 자신의 자금을 투입해 골프장을 조성하고 이를 이용하는 일반 대중으로 부터 그린피 등 사용료를 받아 운영하는 방식이다. 당연 운영의 안정성은 이용자가 국한되는 회원제보다는 누구나 부킹을 통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대중제가 높다. 이를 방증이나 하듯 최근 몇년사이, 회원제 골프장들이 몰락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의 몰락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점에서 꼽씹어봐야 할 대목이 많다. 우리나라 회원제 골프장은 전형적으로 일본을 본받아 조성됐다. 일본은 1950년대 부터 예탁금제도를 도입해 골프장을 조성했다. 이 예탁금제도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입회보증금이나 회원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제도는 기한이 도래하면 회원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부채다. 즉 골프장은 기간내에 합리적 경영을 통해 이 부채를 갚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상황에 민감한 골프산업이다 보니 일본 역시 1990년도에 들어서면서 침체기를 맞아 현재 1천900여개 골프장 중 95%에 가까운 골프장이 문을 닫거나 다른 나라 자본에 잠식당했다.
▲일본의 위기를 보면서도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그냥 뒷짐만 지고 있었고 관리 당국도 그저 먼 하늘만 바라보았다. 20년전에 회원제 골프장의 몰락이 바로 옆 나라에서 진행됐음에도 말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 했다.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회원들의 권익을 되찾는 것은 물론이고 혹시라도 PGA나 LPGA에서 국위선양 중인 우리 선수들이 낯뜨워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정일형 사회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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