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는 우리나라 꽃이다. 요즘 무궁화가 제철을 맞아 여기저기 화사하게 피었다. ‘환단고기’에 따르면 단군시대엔 태양과 같이 밝은 꽃이라는 의미의 ‘환화(桓花)’로 불렸다. 옛날 중국에서는 ‘군자의 기상을 지닌 꽃’이라 하여 예찬했고, 서양에서도 이상의 꽃인 ‘샤론의 장미’라 하여 무척 사랑했다. 무궁화의 영문 표기가 바로 ‘Rose of Sharon’이다.
무궁화는 7월에서 9월까지 꽃이 피는데, 이른 새벽에 꽃이 새로 피었다가 오후에는 오므라들기 시작하고 해질 무렵에는 꽃이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먼저 핀 꽃이 떨어지면 새로운 꽃이 피어나고, 꽃과 꽃이 끝없이 이어지는 꽃으로 강건함과 순수한 아름다움을 갖고있다. 무궁화의 꽃말로는 ‘섬세한 아름다움’ ‘일편단심’ ‘은근’ ‘끈기’ 등이 있다.
무궁화(無窮花)의 한자말 무궁(無窮)은 국어사전에 ‘공간이나 시간 따위가 끝이 없음’이라고 나온다. 무궁화가 목근(木槿) 또는 순화(舜花)로 불리다가 꽃이 아주 오래 피는 특징에 따라 ‘무궁화’로 불리게 됐다는 설도 있다.
무궁화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국화(國花)라는 이유로 전국적으로 뽑아버리기 시작했다. 무궁화가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되자 일제는 무궁화 꽃가루가 살에 닿으면 부스럼이 나는 ‘부스럼 꽃’이라는 말을 퍼뜨리며, 무궁화를 화장실 옆이나 울타리 모퉁이에 심는 천대받는 나무로 전락시키려 했다. 무궁화 말살정책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꿋꿋하게 무궁화를 지켜왔다. 광복후엔 태극기가 국기로 제정되면서 국기봉이 무궁화 꽃봉오리로 정해졌다. 정부의 공식문서나 외교문서에 나라를 대표하는 국장(國章)이 사용되는데 이 국장도 태극 문양을 5개의 무궁화 꽃잎이 감싼 모양으로 형상화 됐다. 무궁화 문양은 정부와 국회를 상징하는 표장으로도 사용된다.
일제의 무궁화 멸시로 한때 무궁화 보기가 쉽지 않았으나 지금은 품종이 100여종 넘게 개발돼 전국 어디서나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무궁화를 볼 수 있다. 꽃 색깔도 붉은색, 분홍색, 연분홍색, 보라색, 자주색, 파란색, 흰색 등 다양하다.
피고 지고 또 피는 강인한 모습을 지닌 무궁화는 숱한 고난을 견뎌내며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우리 민족을 닮았다. 우리 국민이 무궁화를 더 아끼고 사랑해 애국가 후렴처럼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 되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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