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불확실한 신상품 개발 대신 기존제품 변신… 신라면 등 디자인ㆍ맛 업그레이드
최근 ‘장수 브랜드’들의 리뉴얼 바람이 식음료 시장에서 거세지고 있다.
기존 대형 브랜드의 디자인 또는 맛을 추가해 새로운 종류를 확대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신상품에 개발 비용을 쏟아붓기보다는 기존 장수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안정적인 성공을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20년 이상 라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빅 브랜드 신라면의 맛과 디자인을 이번 달부터 새롭게 바꿨다. 새로운 신라면의 디자인 콘셉트는 ‘단순함’으로, 캘리그래피(손글씨)로 처리한 로고 ‘辛(매울 신)’과 강렬한 빨간 바탕은 강조하고 나머지 디자인적 요소는 과감히 생략하거나 간소화했다.
맛도 그동안 축적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면 식감을 더욱 쫄깃하게 바꾸고 국물과의 조화를 한층 높였다. 또 농심은 라면 면발의 퍼짐 현상을 완화하는 노하우를 개발, 신라면에 우선 적용했다.
오뚜기도 1988년 출시한 진라면의 모습을 여러 차례 바꾸며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해 11월 야구선수 류현진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면서 디자인을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오뚜기는 진라면의 맛과 디자인, 광고모델이 바뀌자 매출이 급증하는 등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와 함께 1990년 출시한 팔도 ‘왕뚜껑’ 역시 맛과 디자인을 교체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3개월 동안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류와 음료 업체들도 기존 히트 브랜드를 리뉴얼한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일화는 최근 국내 탄산수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초정탄산수의 용기와 패키지, 제품 엠블렘을 3년 만에 전면 개편했다. 2001년 출시한 초정탄산수의 이미지를 보다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바꿨다.
출시 25주년을 맞은 현대약품의 간판 제품인 식이섬유 음료 ‘미에로화이바’도 겉모습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회사 측은 오래된 브랜드인 만큼 주요 타깃인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보다 밝고 발랄한 이미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주류업체 하이트진로 역시 지난 4월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강화한 뉴 하이트를 새로 출시했다. 뉴하이트는 상표 디자인 뿐만 아니라 제조공정, 맛, 알코올 도수까지 전 부문에 걸쳐 신제품 수준으로 리뉴얼했다.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에는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이 요구되는 신제품보다는 소비자들에게 검증된 제품을 개선하는 것이 수익 차원에서 휠씬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김규태기자 kk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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