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앙리의 교훈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 후반까지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 명성을 떨친 프랑스 출신의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는 아직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명문’ 아스널 팬들로부터 ‘살아있는 전설’로 사랑을 받고 있다. 아스널 팬들 뿐만 아니라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앙리는 친숙한 이름의 축구 스타로 각인돼 있다.

어릴적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육상에 재능을 보였던 앙리는 유년시절 당대를 풍미했던 네덜란드의 축구스타 판 바스텐을 보며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키운 끝에 1999년부터 8년간 아스널에서 뛰며 226골을 넣었고,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도 미셸 플라티니의 국가대표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는 등 명성을 떨쳤다. 이후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를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의 뉴욕 레드불스에서 37세의 나이에도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지닌 앙리가 6일 메이저리그 올스타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앙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본받으려 하지 말고, 프랑크 리베리나 토마스 뮐러(이상 바이에른 뮌헨) 같은 선수를 보고 배우라”고 어린이들에게 주문했다.

어린이들에게 꿈이자 희망인 세계 최고의 골잡이 호날두와 메시를 본받지 말라는 이유로 앙리는 “그들은 돌연변이고 아무리 모방하려 노력해도 그런 플레이에 자주 성공할 수는 없다. 리베리, 뮐러처럼 헌신적인 선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앙리가 던진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천부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워 세계 최고선수의 반열에 오른 호날두, 메시처럼 독특한 존재를 향해 꿈을 쫓기 보다는 부단한 노력과 자기희생 등 충분히 꿈을 이룰 수 있는 리베리, 뮐러 같은 인물을 롤모델로 삼고 배우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목표(꿈)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특히, 꿈많은 청소년들에게는 이루고 싶은 목표 또한 많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꿈을 모두 이룰 수 는 없고 때로는 시련과 좌절도 맛보게 마련이다. 꿈꾸는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이상의 꿈을 쫓기보다는 현실의 꿈을 쫓도록 도와주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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