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이전에 세월호 참사까지… 손님 ‘뚝’ 과천 음식점 10곳중 3곳 폐업

2012년 비해 무려 150곳 문닫아 매출 급감… 지역 상권 초토화

방사청 등 입주 지연도 ‘한 몫’ 사상 최악 불황 속수무책 한숨

“요즘 같으면 식당 문을 닫고 싶은 심정입니다. 20년여 동안 음식점을 운영해 왔는데 올해가 최악인 것 같아요.”

과천에서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L씨는 청사 이전과 세월호 사고 이후 매출이 50% 이상 떨어져 사업을 계속 해야 할지 접어야 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과천시 관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대다수 업주는 L씨처럼 장사가 되지 않아 문을 닫을 정도라며 청사 이전과 세월호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토로하고 있다.

6일 과천시 요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과천시 관내 음식점은 500여개이며 이후 올해 현재까지 폐업한 음식점은 150여개소로 30%가 넘는 수치이다.

2012년 6천여명이 근무하던 정부 과천청사가 세종청사로 이전하면서부터 음식점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청사 이전 후 정부과천청사 건물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경인식약청, 정부 산하 위원회가 새로 입주를 했지만, 2천여명이 근무하는 방위사업청의 입주가 늦어지면서 과천시 지역경제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여기에 세월호 사고도 소비위축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과천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과 회사원들이 세월호 사고 이후 관내 음식점을 이용하지 않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면서 관내 음식점의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박수철 요식업회장은 “공무원은 세월호 사고 등 국가적인 사고가 발생하면 아예 청사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며 “저녁은 말할 것도 없고, 점심에도 식당 전체 테이블 중 절반도 채우지 못한 식당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과천에서 20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는 K씨는 “과천시 관내 음식점은 일식부터 분식점까지 음식가격에 관계없이 장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서민의 대표적 음식인 짜장면 손님조차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청사이전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경제침체로 인해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며 “시는 방위사업청 조기 입주와 상가활성화 시책 등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천=김형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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