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지사가 혁신을 내걸고 취임한 지 한달이 지났다. 취임 초기라서 그런지 많은 공무원들이 어색해 하고 있다.
지난 8년간 김문수 전 지사가 재임하면서 김 지사의 리더십에 익숙한 도청 공무원들에게 남 지사의 일거수 일투족은 낯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령 김 전 지사는 회의 중 질책도 많이 했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그런데 남 지사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고 한다.
김 전 지사는 열정의 리더십이었다면 남 지사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표현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도청에서 지난 8년간 보기 힘들었던 모습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또 광역 버스 입석 금지에 따른 혼란이 사전에 예고됐지만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던 경기도를 대표해 남 지사가 직접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자청, 경기도의 수요 예측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 남 지사는 관련 공무원들에게 단 한마디의 질책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직개편과 관련, 공무원노조가 집단 반발하자 남 지사는 직접 노조를 찾아 설득하고 대화를 시도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자 도청내에서 벌써부터 민선 6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지사가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지 않다보니 일이 되겠냐는 걱정의 목소리다.
하지만 남 지사는 성인이 된 후 일생을 국회의원으로 온갖 모략이 난무하는 여의도에서 버티며 5선 국회의원까지 했다. 정권 실세에게 도전하다 공천에서 탈락할 뻔한 경험도 있고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이번 재보궐보다 더 박빙 승부끝에 겨우 당선됐다.
또 남 지사만큼 루머에 시달린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경기도지사까지 당선됐다.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쓴 경험도 했다.
도청 공무원들이 남 지사에 대해 물어보면 이렇게 답변한다. “국회의원 5선 그냥 한 거 아니다”라고.
김동식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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