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국민훈장을

“나라에서 정말 이 사람에게 훈장을 주어야 합니다. 국민훈장을…”

자원봉사자들이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으는 이 사람은 바로 녹색복지회 회장 이지현씨(63).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457 만석공원앞 경로무료급식소에서 춘풍추우 햇수로 15년 동안 봉사를 해왔다. 그러면서 제9대 혜경궁 홍씨 역으로 선발돼 향토사회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간 이 무료급식소를 이용한 노인의 연인원이 자그만치 50만4천108명(10일 현재)에 이른다. 오는 12월20일 창립일이며 연말까지는 53만명을 돌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한 줄로 세운다면 얼마나 될까, 상상을 불허한다. 요즘은 하루 점심으로 160~180명씩 급식한다.

그러는 동안 이 회장도 나이가 들었다. “처음엔 꽃같이 예쁘더니 이젠 함께 늙게 됐어요” 어느 단골 할머니의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40대 후반에 시작한 게 어느새 열 다섯 해를 지나 자신이 노인법에 의한 65세 노인의 문턱에 들어섰으니 그런 말을 들을 만도 하다. 그러나 이 회장의 마음은 언제나 초심 그대로다. “단돈 천 원을 받아도 무료가 아니잖아요. 뭣보다 동전 몇 닢이 없어 돌아서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어요”라는 그는 주변의 권고를 뿌리치고 내내 무료를 고집 한다.

지금의 장소는 이존하 전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회장이 수원 장안구 지회장이던때 지정해 주었고 이존하 회장을 소개한 이는 1999년 당시의 고 심재덕 수원시장이다. 심 시장은 이 지회장과 점심 식사 자리에서 이지현씨를 가르쳐 “여성으로써 수원의 보배”라며 그같이 천거한 것이다. 그 때만 해도 수원엔 경로 급식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심 시장은 “앞으로 만석공원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심 시장의 비서실장이 윤건모씨로 지금은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다.

이 회장은 지금의 노인들이 농경시대에서 정보화시대를 잇는 산업화시대의 역군임을 중시한다. 많은 자원봉사 어머니들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사회에 정의가 살아 있음을 후배에 보여 주기 위해 선배에게 국민훈장쯤 줘도 되지 않을까. 그의 저서로는 ‘노인에게 샘솟는 행복을’ ‘성군의 모정’ ‘이세상을 꽃무늬처럼’ 등이 있다.

임양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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