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한국 관광 브랜드

이연섭 논설위원 ys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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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e your Korea(상상하라, 당신의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이 이 문장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도대체 뭘 상상하라는 뜻인지 잘 모르겠다.

‘Imagine your Korea’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새롭게 발표한 한국 관광 브랜드다. 외국인이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상상하고 직접 발견,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취지의 표어다. 개발까지 13억원이 들었고, 앞으로 수십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당수 외국인들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한국을 상상하라는데, 아무 생각이 안난다는 식이다. 특히 ‘Your Korea’(당신의 한국)는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 던질 수 있는 메시지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각 나라마다 관광 브랜드를 만들어 세계의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태국의 관광 브랜드는 ‘Golden kingdom for green world(푸른 세상을 위한 황금왕국)’이다. 태국의 황금사원 문화재와 자연미를 강조한 표현이다. 뉴질랜드는 깨끗한 자연을 강조한 ‘100% Pure New Zealand(100% 순수한 뉴질랜드)’를, 이집트는 고대 문명의 발상지임을 뜻하는 ‘Where it all begins(모든 것이 시작된 곳)’를 사용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의 국가 브랜드는 매번 적절성 논란을 일으켰다. 2001년 발표된 ‘Dynamic Korea’는 역동성보다는 남북 분단, 시위 등의 이미지와 연계되면서 혼란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평가였다. 2007년 발표된 ‘Korea Sparkling’은 ‘반짝반짝하고 활력 넘치는 한국’이란 의미를 담았지만 엉뚱하게도 “한국에선 탄산수가 많이 나오느냐”고 물어보는 외국인이 많았다고 한다.

국제 관광객 수가 빠르게 늘고 관광시장 규모도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국제수지 개선, 고용 창출, 관련 산업의 발전 및 지역개발 촉진 등 경제적 효과가 큰 산업이다. 따라서 관광산업을 국가의 기간 산업 및 미래의 유망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 정부도 세계 25위인 관광경쟁력을 2017년까지 15위권으로 끌어올려 국내 관광소비액 30조원을 달성하고, 관광분야 일자리를 85만개에서 100만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반영하고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관광 브랜드 개발이 아쉽다. 이연섭 논설위원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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