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고독사(孤獨死)

박정임 경제부장 bakh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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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무연고 사망자가 2천279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다. 2011년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100명 중 3명은 아예 백골로 발견되거나 발견 당시 부패 정도가 심해 성별을 구별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다.

연고가 없거나 연고가 있더라도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시신 인수를 포기한 것을 무연고 사망이라고 부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독사(孤獨死), 즉 혼자 살다 숨지는 경우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란 추측이다.

▲예상과 달리 홀로 쓸쓸히 죽어가는 이른바 ‘고독사’가 노인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김춘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시도별·연령별 무연고 사망자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 발견된 무연고 사망자 중에서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255명을 연령별로 나눠보면, 50대(51~60세)가 87명(34%)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도 역시 무연고 사망자 143명 중 50대가 35명(24.5%)이나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혼자 사는 노인은 125만명으로 추산됐다. 2000년(54만명)과 비교해 2.2배로 불어난 수치다. 2035년께는 혼자 사는 노인이 지금의 3배인 343만명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아니어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고독사를 막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이 2010년 10만명 당 80.3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1위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한 안전장치는 기본이다.

▲일본에서는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업체가 생겼는데, 중요한 임무(?)는 도시락 배달보다는 그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 있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에는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Ensemble 2 Generations(두 세대가 같이)’라는 단체가 혼자 살면서 여유 방이 있는 노인들에게 방을 구하는 학생들을 연결해 주어 같이 살게끔 해 주고 있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를 노인의 입장에선 함께 거주하는 사람이 있어서 좋고, 학생의 입장에선 비싼 방세를 절약할 수 있어 인기라고 한다. 어쩌다 옆에 누군가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안도해야 하는 세상이 왔는지 모르겠다.

박정임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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