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처리를 놓고 검찰이 고민하는듯 하다. 일단 일반사건과 차별없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국민들의 시각이 그렇지 않기 때문일게다.
그쪽 검찰의 수장이었는데 과연 공정한 수사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국민들의 의구심과 함께 법정형으로 정해진 공연음란죄의 1년 이하 500만원 벌금형을 과연 일반 시민의 심리상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까지 고려하면 답을 내놓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검찰의 고민을 꿰뚫어 보듯 일부 여성단체 등은 벌써부터 더 큰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성폭력 범죄를 엄정히 수사해야 할 검찰 고위간부의 공연음란 행위는 사소하거나 희화화할 일이 아닌 성폭력 범죄”라고 주장한다.
술도 잘 마시지 않는 깨끗한 생활 스타일과 다소 깐깐하더라도 할 말 다하는 김 전 검사장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일부 여검사들은 착찹함까지 느끼고 있다는 동정론도 전해진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기회에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수십억원의 금품을 받고 업무를 봐주거나 하는 등의 중범죄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크게 사회적 이슈가 된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검사라는 권력을 가지고 누릴만큼 누리고 있는 집단으로 보고 있는 것이 국민들의 시각이지 않을까.
이때문일까? 가장 가슴깊이 와닿는 검찰 내부의 전언은 김 전 검사장 사건을 비롯 일부 불미스러운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검사들부터 스스로 바꿔야한다는 목소리다.
반복되는 야근을 할 수 밖에 없는 과중한 업무와 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 등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 검사들의 마음가짐이라지만, 일련의 사태를 통해 자신들의 생각과 국민들의 생각은 전혀 다른 것일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얘기일 것이다.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검찰의 모습이 보기좋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더 높은 도덕성을 갖춘 검찰을 기대해 본다.
이명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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