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이젠 입는다.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군사 훈련용으로 개발을 시작, 최근 활용범위가 넓어져 옷이나 모자, 신발, 안경, 시계처럼 자유롭게 몸에 착용하고 다닌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차세대 PC분야 중 가장 높은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미래 일상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장치와 기능을 의복 내에 통합시킨 차세대 의류인 ‘스마트 의류’도 웨어러블 컴퓨터의 일종이다.
전문가들은 아이폰이 ‘컴퓨팅 기기의 혁명’을 가져왔다면 웨어러블 컴퓨터는 ‘생활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컴퓨터를 신체에 장착함으로써 두 손이 자유로워질 뿐만 아니라 24시간 몸이 인터넷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웨어러블 컴퓨터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몸에 붙인다는 수준을 넘어, 인간의 외뇌(外腦)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금 디지털업계는 손목 위 스마트 경쟁이 뜨겁다. 애플의 첫 웨어러블 제품인 스마트워치가 얼마전 애플워치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스마트워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보다 앞서 기어S를 새로 내놨고, LG전자도 G워치R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소니와 모토로라까지 새 제품을 선보이면서 ‘손목 위의 전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시계보다 스마트기기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유일하게 스마트폰과 연동없이도 독립적으로 통신을 할 수 있게 해 손목 위에 또 하나의 스마트폰을 장착한 효과가 나도록 했다. 반면에 LG전자는 시계를 대체할 기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날로그 시계에 근접한 원형 디자인으로 스마트기기 착용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층을 뚫겠다는 것이다. 애플은 개인의 취향과 사용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크기와 색상 등의 옵션을 조합하면 34가지 모델이 가능토록 했다.
그동안 스마트폰에 집중됐던 글로벌업체들의 경쟁이 웨어러블 기기로 확대되고 있다. 향후 웨어러블에서 더 나아가 생체이식형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인간이 자꾸 기계에 예속되는거 같아, 한편 씁쓸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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