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과일 평균가격 3년만에 최저치
aT, 신고배 도매가격 지난달比 49.8%↓ 2만8천400원
출하 앞둔 단감ㆍ감귤도 비상…농가 “햇과일 소비” 당부
38년만에 가장 이른 추석 이후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과일가격이 한달새 반토막이 났다. 과일농가들이 가격 폭락기를 피해 수확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홍로 사과(15㎏ 상품)의 도매가격은 4만8천800원으로, 이달 초 7만1천원보다 31.3% 떨어졌다. 9월 평균 가격도 6만1천210원으로, 이 역시 추석이 일렀던 지난 2011년(5만7천270원) 이후 3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배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신고 배(15㎏, 상품)의 지난 25일 도매가격은 2만8천400원으로, 이달 초 5만6천600원보다 49.8%나 가격이 하락했다. 9월 평균 가격도 4만1천27원으로, 2011년(3만8천85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추석 이후 폭락한 사과와 배 등 햇과일 가격은 복숭아, 포도 등 끝물 여름 과일과 최근 출하가 시작된 단감, 하우스 감귤의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복숭아 백도 1상자(4.5㎏ 상품)의 9월 평균 가격은 1만6천460원으로 2011년(1만620원) 이후 3년 만에, 거봉 포도 1상자(2㎏, 상품)는 9천667원으로 2009년(8천386원) 이후 5년만에 최저치다. 또 단감, 밤, 하우스 감귤도 지난해 비슷한 시기보다 17∼38% 낮은 수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처럼 과일 가격이 폭락한 것은 추석 이후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되면서 공급 물량이 늘어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과수 농가들은 현 시점이 가격 폭락이 가장 심한 시기라고 판단, 수확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사과 출하를 앞둔 농민 A씨는 “예년에는 사과 출하시기를 일부러 앞당기는 경향이 있었지만 올해 추석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수확을 미루는 실정”이라며 “대형 마트 등과 갯수는 늘리고 가격은 내리는 특별 행사 등을 진행해 최대한 공급 물량을 소진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aT 관계자는 “예년에는 추석 이후 햇과일 물량이 20∼30% 정도 늘어났는데 올해는 작년 이맘때보다 물량이 40% 가량 늘어났다”며 “풍작으로 올해 과일 물량이 전반적으로 늘면서 가격 하락폭이 커져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소비자들이 과일 소비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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