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평양으로 귀환하는 전용 비행기 안에서 무슨 말을 했을까. 아마 자유주의를 경계 했을지 모른다. 지금쯤 자유의 외세 침투에 방어할 북녘 인민에 대한 사상 강화를 논의할 수 있다. 수령론과 핵무기 포기는 절대로 꺼내지도 않을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이들이 존재하는 신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쪽 사람들 사고로는 수령론과 핵무기는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용납되지 않는다.
평양 정권은 제17회 인천 아시아 경기대회가 끝 나는 지난 4일 폐막식 참석과 북 선수 격려를 구실로 대남관계 실세인 김양건, 최룡해 로동당 두 비서와 인민군 총 정치국장 황병서 차수 등 3인방을 포함한 11명의 대표단을 인천 등에 보내 왔다. 차수(次帥)란 북이 멋대로 만든 계급으로 대장(大將) 위다. 차수 위로는 원수(元帥) 대원수(大元帥) 등이 있는데 대원수는 김일성 수령만이 지칭 된다. 김일성은 죽은지 오랜데도 여전히 소위 조선인민공화국 주석이다.
그나 저나 저들의 깜짝 방문 한번으로 대한민국이 취생몽사 하는 것은 생각해볼 일이다. 통일부는 이달 말이나 11월 초에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이 있을 것으로 발표하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환상은 금물이다. 과거에 총리급 회담을 열번 가까이 하고 장관급 회담도 무수히 하며 퍼 주었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다. 아니, 정상회담을 두 번이나 갖기도 했다.
정부가 이들을 칙사대접하고 저들이 말하는 이른바 왕별의 차수 계급장을 단 625 침략자들이 설치다 못해 폐회식 귀빈석에 자리를 갖게해준 과잉 접대는 아무리 세상이 달라졌다 하여도 간도 쓸개도 없는 짓이다. 국제사회에 각인된 매파 정권의 이미지를 개선코자 하는 것이 외상까지 뉴욕에 나선 유엔 외교고 이번의 3인방 방한이다.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은 회담과 작전을 교묘히 구사한 ‘담담타타’(談談打打) 전법을 썼다. 저들은 마오의 전법을 이어받은 것이다. 정부는 과거를 잊는 건망증에서 깨어나야 한다. 평화통일 헌법을 가진 우리가 북쪽 사람을 괄시할 수는 없지만 정체성까지 잃어서는 곤란하다. 대화는 물론 해야 하지만 성급한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
임양은 언론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