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체육단체 통합 필수조건

지난 10여년간 설(說)만 나돌았던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정행 회장과 서상기 회장은 새천년민주당 안민석(오산) 의원의 질의에 대해 “양 단체 통합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안 의원은 앞서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김종덕 장관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은 조만간 두 체육단체의 통합 법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외형상으로는 오랜 시간 양 단체의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국내 체육계의 관심사였던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양 수장은 이미 오래전 통합 방안에 대해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체적인 통합을 위한 플랜도 나온 상태다. 두 단체장은 △현 단체장의 임기보장을 위해 2017년 2월로 통합시기를 정했고 △사단법인인 국민생활체육회를 대한체육회와 동등하도록 법인화를 위한 생활체육진흥법 통과 △대한체육회는 통합체육회 출범이후 4년 이내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조건으로 통합에 동의한 상태다.

 

하지만 ‘생활체육을 토대로 전문체육이 활성화되는 스포츠 선진국 시스템 구축’을 위한 체육 단체의 통합 실행에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오랜 시간동안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힘써오면서 협력보다는 견제를 일삼아온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인들의 극심한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두 단체의 통합 후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두 단체 뿐만 아니라 국민체육진흥공단도 함께 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개최 잉여 수익금을 바탕으로 출범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 운영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통합 체육단체의 자립과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체육진흥공단의 통합도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제 체육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는 모처럼 무르익고 있는 체육 단체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진정으로 선진화된 체육 발전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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