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기본을 지키는 사회

박수철 사회부차장 scp@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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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판교의 한 야외공연장에서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비극이 또다시 일어났다. 국민들은 또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사건 역시 경주 코오롱 마우나 리조트 붕괴, 세월호 침몰, 고양버스터미널 화재 등의 올해 잇따라 발생했던 대형사고처럼 ‘기본’이 지켜지지 않은 인재라고 난리다.

사고직후 수사기관은 행사를 주최한 언론사, 기획사 등 주최측을 대상으로 과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판교 야외공연장 붕괴사고는 세월호 참사, 고양버스터미널 화재 등의 사건과는 다소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물론 우리사회에 팽배한 ‘안전불감증’에서 비롯,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라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지만 여타 사건과는 달리 시민들의 ‘기본 의식’ 결여가 이번 사고의 가장 안타까운 부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전적으로 ‘기본’이라는 단어는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의 기초와 근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간단하면서도 좀처럼 지키기 어려운 단어이다.

성인이라면 환풍구가 어떤 용도로 만들어졌는지는 최소한 알고 있을 것이다.

1.5m 높이의 환풍구에 올라가면 안된다는 ‘기본’만 지켜졌다면 16명의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더욱이 행사 사회자가 안전을 강조하며 환풍구 위로 올라간 이들에게 내려오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당초 환풍기를 만들면서 안전펜스를 둘러치지 않은 점, 행사 주최측이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점 등의 잘못을 희석하자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단지 이번 사건이 최소한의 ‘기본’만 지켜졌다면 절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탄식스러울 뿐이다.

더욱이 이번 사건이 세월호 참사 때와 같이 사고 원인을 밝히고 예방대책을 세우는 것보다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우리에게 유리할까’라는 청치권의 셈법을 난무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

이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기본’이 잘 지켜지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발휘, 제2, 제3의 판교사건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박수철 사회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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