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내 관통 농수로 방치… 도사린 위험 ‘시한폭탄’

원동 일대 지상 노출 구간 펜스 등 안전시설 곳곳 ‘구멍’ 
어린이 등 추락사 속수무책 농어촌公 실태 파악조차 못해

오산시내를 통과하는 농수로가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추락 등 사고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으나 관련 기관들은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오산시는 안전문화운동추진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최근 재난안전 한국훈련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면서도 정작 시민 생활 주변의 위험요소는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8일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와 시민들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용인 기흥저수지 농업용수를 평택시 진위면 일원 1천여㏊ 농경지에 공급하는 길이 25㎞ 규모의 농수로를 지난 1964년 준공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폭 3m, 높이 2m 콘크리트 구조물인 이 농수로는 오산시 관내 시가지는 지하로 매설했으나 원동 121번지 인근 100여m 구간은 지상으로 노출돼 있다.

현재 이 구간 농수로 옆에 펜스가 설치되기는 했으나 일부는 훼손된 상태이며 나머지 부분도 어린아이가 흔들어도 심하게 흔들릴 만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산 톨게이트와 인접한 이 지역은 최근 들어 대형물류센터와 크고 작은 상가들이 들어서는 등 개발 사업이 한창인 곳으로 문제의 농수로는 이들 건물의 주 진입로를 가로지르고 있다.

특히 농수로 인근에 유치원이 위치해 통학버스 등 차량통행도 빈번해 자칫 대형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농수로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는 펜스의 훼손 상태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으며, 오산시 관련 부서도 농수로의 위치는 물론 농수로인지 구거인지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원동 주민 Y씨(45)는 “얼마 전 판교 환풍구 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처럼 예기치 못한 곳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데 누가 봐도 위험한 시설을 수년째 방치하는 것은 전형적인 안전의식 부족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오산지소 관계자는 “농수로 주변의 펜스는 인근 건물 주인이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택지사에 상황을 보고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오산=강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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