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타결
발효 10년 후 GDP 3% 증가 연간 54억4천만달러 관세 절감
자동차·LCD 등 제외 아쉬움 남아 야당 반대 예고… 국회 통과 난항
한국이 10일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하면서 향후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소비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7천억달러이며 2015년엔 5조7천억달러, 2020년엔 9조9천억달러로 예상되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다.
그러나 중국 현지 생산전략을 취하고 있는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 등 일부 공산품은 한·중 FTA에서 제외됐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다.
■ 관세인하 54억달러, GDP 3% 증가 효과
양국은 한중 FTA 상품 분야에서 우리는 품목 수 기준으로 92%, 수입액 기준 91%(736억달러)에 대해 20년 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중국은 품목 수 기준 91%, 수입액 기준 85%(1천371억달러)에 대해 20년 내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농수산물은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개방키로 합의됐다. 민감 품목인 쌀은 한중 FTA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이번 관세 인하로 우리는 54억4천만달러, 중국은 31억달러의 관세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발효된 한·미 관세절감 효과 FTA 9억3천만달러나 한·EU 13억8천만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자본재나 중간재 위주에서 소비재와 내수, 서비스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성용 의류, 영·유아복, 의료기기 등 중소기업 유망 수출품과 전복, 해삼, 김 등 농어민 품목 위주로 중국시장 진출이 기대된다.
■ 경제영토 61%에서 73%로 확대
각종 규제나 인증 절차 등을 포함한 비관세 장벽이 FTA를 통해 다수 해결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 발효 5년 후에 0.95∼1.25%, 10년 후에는 2.28∼3.04%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중 FTA 타결로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는 61%에서 73%까지 늘어난다. FTA 경제영토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FTA를 체결한 상대국들의 GDP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미국, 중국, EU와 모두 FTA를 맺은 국가는 우리나라가 칠레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중국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FTA 상대국은 50개국에 달한다.
■ 자동차, LCD 등 일부 공산품 제외
반면 정부가 공세적 이익보다는 우리 주요 농수축산물에 대한 국내적 우려를 최대한 반영하면서 낮은 수준의 타결이 이뤄졌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중국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 LCD 등이 양허 제외 품목에 포함된 것 역시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투자 부문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양질의 ‘차이나 머니’가 얼마나 유입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최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 자본의 흐름을 보면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 투자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부동산,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한중FTA 타결로 이런 흐름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한중 FTA 타결을 위해선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야당과 농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돼 본회의 처리까지는 험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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