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수능시험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절이 있다. 대구에 있는 팔공산의 갓바위다. 학사모 양상인 좌불상 부처님 모자가 마치 갓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고3 자녀들 시험에 정성을 다해 촛불을 밝히는 이 지방 모정으로 인해 발을 디딜 자리가 없을 정도여서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하긴 갓바위 뿐이랴. 전국의 명산대찰이며 교회 등이 이같은 모정으로 가득하다. 특별 기도회를 들이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가톨릭에선 특별 미사를 올리는 성당이 있다. 심지어는 시험장 교문에서 합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빈다고 시험을 더 잘 칠까마는 자녀의 안정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는 부모의 심정이다. 오늘 2015학년도 대학입시 수능시험 예비소집에 이어 내일(13일 목요일) 시험을 친다.

우선 정확한 입실과 입실에 허가된 물품과 불허한 물품을 가릴 줄 알아야 하겠다. 시험 성적은 좋든 나쁘든 자아 결산서다. 흔히 성적이 나쁘면 다른 탓으로 이유를 돌리는데 이건 비겁한 짓이다. 성적에 맞춰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책임을 지는 것인데 더욱 중요한 것은 고교 3년보다 대학 4년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점이다.

영국과 미국의 예를 들면 영국은 학문으로 나아갈 생각이 없으면 아예 대학을 안 간다고 한다. 고등학교만 나오고 가정을 위한 사회 실습에 나선다는 것이다. 우리 교과도 고졸 학력이면 사회 생할에 지장이 없다. 오늘의 미국을 이룬 미국 대학의 경우 고등학교까진 부모 신세를 져도 대학부터는 자립한다는 생각이 보편화 됐다. 국가나 학교 또는 공공단체의 장학금을 이용하고 아르바이트도 한다. 청춘 남녀가 결혼을 하게 될 것 같으면 결혼 후 피차의 장학금 빚 상환 계획부터 먼저 세운다.

이 때문에 스스로 대는 등록금이 아까워 열심히 공부하는 반면에 우리는 부모가 대준 등록금은 공돈으로 여겨 데모 등을 일삼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진로를 생각해 볼 문제다. 급한 것은 수능이 끝난 해방감을 방만하게 보내기 보다 독서나 여행 등으로 절제있게 보내는 것이다.

임양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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