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지사가 처음으로 도정수행과 관련, 화를 좀 많이 냈다고 한다.
지난 17일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 수장들은 조찬 형식을 빌어 ‘소통 및 상생 협력문’에 서명하기로 했지만 불발되면서다.
협약 체결에 앞서 실무자들간 의사 소통이 이뤄지고 이재정 도교육감과 강득구 도의회의장은 이같은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남 지사는 단순한 식사 자리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도와 도교육청간 가교 역할을 한데다 지난 14일 보도자료까지 냈던 강득구 도의회 의장만 머쓱한 모양새가 됐다. 도의회 관계자는 “사전에 도와 도교육청 대변인실과 모두 협의해 보도자료까지 뿌렸는데...”라며 당혹해하기도 했다.
배경을 알고 보니 경기도 관련 실ㆍ국과 참모진 모두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집행부 내에선 기획조정실과 교육협력국이 업무를 담당했고 참모진에서도 협약을 준비했으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고 ‘서로 보고했겠지’라고 생각했다는 게 해명이었다.
또 서로간에 책임을 미루는 볼썽 사나운 모습마저 연출하기도 했다.
취임 이후 가족 문제나 판교 환풍구 사태,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등에서도 항상 웃음을 보였던 남 지사지만 아침부터 자신도 모르는 상황에 처하니 화가 난건 당연하다.
남 지사 취임 이후 그동안 겪지 못했던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해외방문 때도 인원을 대폭 축소하고 항상 밤늦게까지 대기하던 현안 부서 공무원들의 모습도 보기 힘들다. 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지내기도 한다. 전임 지사처럼 밤늦게까지 보고를 받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물론 남 지사가 전임 지사와는 전혀 다른 업무 스타일을 갖고 있는 만큼 생소할 수도 있다.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서는 곤란하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 같은 일이 반복되기에는 경기도는 이제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일부에서 나태해졌다’, ‘나사가 빠졌다’ 등의 비난이 나오고 있지만 다시는 이 같은 헤프닝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동식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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