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경기교육 퇴보의 기로

박수철 사회부 차장 scp@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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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교육계를 넘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새삼 여기서까지 무상복지정책에 대한 지리한 찬·반 싸움에 가세하고 싶지 않다. 다만 정부의 거짓말로 경기교육이 퇴보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점에 대해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은 ‘2015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한 경기교육재정현황 설명회’를 통해 내년도 세입규모는 11조7천160억여원 수준이지만 세출예산 요구액은 13조2천160억여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즉 내년에 1조5천억여원의 부족분이 발생, 해당 금액만큼 빚을 내거나 쓸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결국 도교육청은 수차례의 대책회의를 통해 1조5천억여원의 부족분 중 8천945억원의 세출 예산을 삭감하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같은 구조조정이 곧 공교육의 질 저하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도교육청은 정원외 기간제교사 1천409명 감축, 사서 및 급식실종사자 등 학교실무직원의 신규채용 중단, 혁신학교 예산 절반 축소 등을 이미 공표했으며 노후화된 학교시설물 보수 등의 예산도 점차 줄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경기교육재정이 파탄난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교육분야 핵심공약으로 국가에서 책임지고 무상보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 2조1천545억원에 달하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국고로 단 한푼도 편성하지 않은 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다.

정부가 낸 생색의 뒷처리로 ‘아이들 가르치기’에 전념해야 할 경기도교육청이 돈이 없어 교원 수를 줄이고 비새고 낡은 학교 시설물을 고치지 못하고 있는 꼴이다.

과거 50~60년대 가난으로 가르치지 못하던 현상이 이젠 교육청 예산부족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회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그 어느것보다 가장 우선시되야한다는 것을…

박수철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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